▲천연 분재가 미덥다. 홍도는 전체가 해송덩어리다. 산 위쪽 흙이 조금 있는 곳엔 더덕이 많이 난다.홍좋사모공동취재단
무에 그리 볼 게 많다고 이 작은 섬이 2시간이나 걸릴까 보냐. 반신반의하며 홍도를 훑어나갔다. 사람들은 2층으로 올라와 바람을 가르며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안내원이 지시한 곳을 좇아가기 바쁘다. 입담이 어찌나 좋은지 푹 빠져 있다.
곧바로 장관이 펼쳐졌다. 남문바위를 끼고 한동안 배가 꿈쩍하지 않는다. 물갈퀴도 멈춰 있다. 우르르 몰려들어 기념사진을 찍는다. 남문바위 주위로 세상의 모든 명품(名品)을 모아놓은 건가. 10여분 머물렀을까. 병풍바위를 아쉽게 지나 유배 온 선비가 일생동안 가야금을 탔다는 '칠금리동굴' 앞에 있다. 시루떡이 차려 있고 작은 바위섬들이 곳곳에 떠 있다. 방향이 바뀌어 새우 대가리 쪽 서편으로 가니 점심 먹었던 해수욕장이다. 거북바위, 부부탑, 석화동굴 등 장관의 연속이다.
바위섬 벽엔 곧 떨어질 듯 돌이 쪼개지고 나무가 거꾸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래 목숨은 쉬 끊어지지 않는 거야. 저 집요한 생명에 대한 집착, 누구도 쉽게 거둬들일 수 없는 질긴 희망의 끈을 사람들은 하찮게 여겨 쉬 거두기도 하고 놓기도 한다. 타인의 목숨마저 맘대로 한다.' 부끄러웠다 자연을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