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반기문 외교부장관 등은 4일 오전 한나라당이 의사일정 거부로 입장하지 않은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미 대선 결과에 대한 외교부 브리핑을 들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 오전 11시40분]
우리당 국회 통외통위 간담회 단독 개최
천정배 "머리 깨지게 싸우더라도 국회에서" 한나라 등원 촉구
"외교에는 여야가 없다는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반기문 외교부장관 등 당국자들은 4일 한나라당의 의사일정 거부 입장을 한 목소리를 비판했다. 이날 오전 미 대선 결과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통외통위 전체회의를 소집했으나,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이해찬 총리 규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원 불참했기 때문이다.
위원장실에서 의원들을 기다리던 임채정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은 "상임위를 소집해서 미 대선 결과에 대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얘기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려고 했는데, 한나라당이 못 나오는 모양"이라며 "회의 소집을 급하게 했더니 선약이 있어서 출석률도 저조하기 때문에 전체회의는 무리가 있고 간담회로 하자"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유선호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출석하도록 설득을 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당론 때문에 어려워 하는 것 같다"고 전했고, 임 위원장은 다시 "본회의는 모르겠지만 상임위는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유감을 표명했다. 임 위원장은 또 "더구나 큰 사안이 있는데…, 이럴 때야 말로 초당적인 모습을 보여야한다"며 "한나라당 개별 의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상임위에 나오고 싶은데 당론에 발이 묶인 모양"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한명숙 의원도 "예전에 한나라당 의원들과 한미 외교 문제는 여야 관계없이 국익을 위해서 하자고 약속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어느 나라나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한다"며 한나라당의 불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외교부 당국자들은 소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겨 간담회를 개최했다.
임채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회의를 소집한 것은 한반도 정세와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미 대선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현황을 보고 받고 의견 교환을 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소집했는데, 한나라당이 함께 모여서 논의하지 못하는 것이 유감스럽지만 현실이 그렇기 때문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기문 장관은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고,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지배하게 됐다"며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 부시 대통령과 부시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미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 장관은 또 "참여정부는 지난해 미국과 합의한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한미 관계 발전'의 비전을 제시했고, 기틀을 마련했다"며 "APEC 회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 미 대선이 끝난 직후 열리는 회담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갖는다,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미 안보 관계를 더욱 굳건하게 할 수 있는 좋은 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천정배 열린우리당 대표는 한나라당의 상임위 불참과 관련해 "오늘부터 상임위를 열어서 예산안과 민생.개혁 입법을 논의하고 처리해야할 시기"라며 "그런데도 한나라당이 오늘 이른바 규탄 결의대회를 여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천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국회는 무조건 열어야 하고, 다소 머리가 깨지면서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 내에서 하자"며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 한나라당만 불참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재차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