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의원, 원희룡 최고위원에 공개 '유감' 표시

총리 상대 질의한 것 두고 '소영웅심' '개인기'에 빗대

등록 2004.11.17 12:29수정 2004.11.17 13:40
0
원고료로 응원
한선교 의원이 원희룡 최고위원에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유감을 표시했다. 지난 대정부질문 기간 '총리무시전략'을 구사한 당론과 달리 총리를 상대로 질의응답을 한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17일 열린 한나라당 정책의총에서 한선교 의원은 신상발언을 신청한 뒤,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이해찬 총리를 발언대로 불러 세웠다가 “총리를 상대로 질문할 수 없다”며 다시 자리로 돌려보내는 등 인간적인 모욕감을 준 행위에 대해 해명했다.

한 의원은 동료의원들을 향해 "대정부질문시 총리를 불러냈다가 다시 들여보낸 해프닝에 대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고 말한 뒤, 총리에게 질문을 하려다가 결국 접은 배경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한 의원은 당시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갈등이 아니라 오만불손한 총리의 망발에 의해서 국회의원 되면 한번 잘해보겠다는 초선의원의 꿈은 산산이 깨지고 무너졌다”며 “인간성의 극심한 결여와 소아병적 안목을 가진 총리”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성토하다가 불현듯 “이해찬 선배님! 나오시죠, 질문하겠습니다”라고 이 총리를 답변대에 세웠다.

선배라는 호칭에 대해 한 의원은 "국회를 모독한 총리이기 때문에 총리라는 호칭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4, 5초 동안 만감이 교차했다. 한나라당 선배님들의 놀라는 소리가 머리와 가슴을 때렸다. 이 세상에 태어나 그토록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결국 그냥 총리를 들어가게 했다. 후회스런 행동이 아닐 수 없지만 그 순간 내가 한나라당의 소속 의원이라는 것을 처음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내 행동에 대해 스스로 위안했다."

정작 한 의원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런 고심 끝에 질의를 하지 않은 자신과 달리 개인 소신으로 총리를 상대한 원희룡 최고위원에 대한 불만이었다. 한 의원은 "나 역시 소영웅심으로 총리에게 질의를 하려고 했으나 결국 접었다"며 원 위원의 행위를 소영웅심에 빗댔다.

한 의원은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은 개인기가 아닌 팀워크와 정신력이었다"며 "한나라당이 직면하고 있는 것은 거대 여당과 몰상식한 그들과의 정치싸움이고 따라서 일치 단결된 애국심이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런 뒤 한 의원은 "그런 점에서 어제 대정부질의 마지막 발언을 하신 의원님의 총리에 대한 질의는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우회적으로 원 최고위원을 거론했다.


이후 의총장에 앉아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잘했어"라며 박수를 쳤다. 그 자리에 원희룡 최고위원은 없었다.

원 위원에 대한 유감 표시는 또 있었다. 앞서 열린 최고중진회의에서 이규택 최고의원은 회의시작 전, 의원들과 담소를 나두던 중 원 위원에게 "어제 사고쳤두만"이라고 한마디. 이에 원 위원은 별다른 대꾸없이 웃어보였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2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3. 3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4. 4 블랙리스트에 사상검증까지... 작가 한강에 가해진 정치적 탄압 블랙리스트에 사상검증까지... 작가 한강에 가해진 정치적 탄압
  5. 5 [이충재 칼럼] 농락당한 대통령 부부 [이충재 칼럼] 농락당한 대통령 부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