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은 한나라당 "우리 상대는 청와대"

남경필 "여야 타협선 떠났다... 청와대와 실세장관이 힘쓰고 있어"

등록 2004.11.19 11:47수정 2004.11.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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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를 앞두고 남경필 수석부대표와 임태희 대변인, 심재철 의원이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19일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를 앞두고 남경필 수석부대표와 임태희 대변인, 심재철 의원이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최광 국회 예산정책처장의 면직동의안이 한나라당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처리된 것을 두고, 한나라당은 "여당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논리로 성토했다. 두 안건의 처리를 4대 법안의 전초전 성격으로 파악, 대여전선을 청와대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1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사안의 본질은 여야의 타협이 아닌 청와대와 정부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정부의 실세장관들의 밀어붙이기에 여당은 역할을 수행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남 수석부대표는 "이해찬 총리를 비롯해 정동영·김근태 등 실제 장관들이 분위기 이끌고 여당의 내부의 몇몇 의원들이 합리적인 목소리를 억압하고 강경하게 몰고가고 있다"며 "이런 식이라면 여야 타협의 본질은 변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기획위원장은 "17대 국회 위상은 청와대의 일방적인 독주와 음모 아래 초라한 모습"이라며 "3권 분립이 아닌 3권 불(不)립의 일청 독주체제"라고 성토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를 상대하겠다는 암시를 여러 차례 내포해왔다. 특히 박근혜 대표는 원탁회의, 4자회담 등 집권여당의 대표회담은 거절하면서도 노 대통령의 영수회담 제안에는 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정국운영의 파트너를 노 대통령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영수회담은 과거의 방식이라며 국회 문제는 여야협상을 통해 풀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으며 이해찬 총리 역시 지난 대정부질문에서 같은 입장을 보였다.

1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로 영수회담을 건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이 집권여당과의 대표회담을 거절하는 까닭

또한 한나라당은 12월 9일까지로 잡혀 있는 정기국회 기간을 민생법안처리과 예산심사로 한정, 이외의 안건에 처리에는 합의하지 않겠다며 4대 법안에 대한 '지연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임태희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며 "예산과 관련이 없는 안건을 처리하려는 의사일정에는 합의하지 않겠다"며 "이런 원칙에 따라 각 상임위의 의안처리 일정을 잡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 대변인은 "과반의 힘을 이용한 여당의 일방독주의 악습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합의되지 않은 안건에 대해 안건심의를 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몸으로라도 막겠다"고 실력저지를 시사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역시 "4대 법안을 밀어붙이면 위급한 상황이 온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두 안건의 표결처리에 대한 항의표시로 정무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불참을 선언했으며 내주 월요일 박근혜 대표가 참석하는 확대원내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 회의에는 각 상임위원장들과 간사단, 법안심사소위원 등도 참석해 구체적인 원내전략과 당결속을 보다 확실히 해갈 것으로 보인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4대 법안을 밀어붙이면 위급한 상황이 온다"고 경고했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4대 법안을 밀어붙이면 위급한 상황이 온다"고 경고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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