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파일 돈 내고 구입해라"... 대세될까?

이동통신사들, 유료 온라인 음악사업 본격화

등록 2004.11.26 21:17수정 2004.11.2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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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들이 디지털 음악 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체재에 돌입함에 따라 유료 음악서비스의 정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6일 가장 먼저 유무선 통합형 음악포털 '멜론'을 출시했다. LG텔레콤도 MP3폰을 둘러싼 대중음악단체들과의 갈등을 일단락 짓고 25일부터 '뮤직온' 서비스를 시작했다. KTF도 경쟁사에 비해 한발 늦었지만 연말쯤이나 내년 초 음악포털을 선보일 계획으로 관련 전담팀을 가동 중이다.

SKT '멜론', LGT '뮤직온' 서비스 시작

SK텔레콤의 멜론은 월 5000원만 내면 원하는 음악을 PC나 휴대폰으로 제한없이 듣거나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PC에 내려받은 MP3를 휴대폰으로 옮길 수 있고, 멀티미디어서비스 '준'에 접속해 바로 휴대폰으로 내려받을 수도 있다.

단 MP3 파일은 반드시 멜론 사이트에서만 내려받아야 하고 다른 음악사이트에서 내려받은 MP3파일은 이용할 수 없다. 또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이 적용돼 휴대폰에서 휴대폰으로, PC에서 PC로 MP3 파일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며 한달이 지나면 재생이 중지된다. 또 멜론에서 받은 MP3파일은 저작권 보호시스템이 탑재된 거원시스템이 생산한 MP3플레이어에서만 재생이 가능하다.

올 연말까지 멜론서비스에 가입하면 내년 2월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내년 3월부터는 유료로 전환된다. SK텔레콤은 현재 79개 국내 기획사와 3개 해외 직배사를 통해 57만여곡의 음원을 확보했다. 연말까지 80만곡으로 음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뒤질세라 LG텔레콤도 지난 25일부터 유무선 통합형 음악포털 뮤직온 사이트를 열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LG텔레콤은 지금까지 MP3폰의 음원저작권 침해 문제로 극심한 대립을 빚어온 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 5개 단체와 합의를 이루고 계약을 맺었다.


휴대전화 가입자들이 뮤직온에서 MP3파일을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 LG텔레콤이 이용자들을 대신해서 저작권료, 음악사랑 캠페인 비용 등 음악산업발전기금으로 100억원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SK텔레콤과 달리 뮤직온 사이트뿐만 아니라 다른 음악사이트에서 MP3 파일을 내려받아도 휴대폰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파일 사용기간도 제한이 없다. 현재 뮤직온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 130만 곡을 확보한 상태다. LG텔레콤은 내년 6월까지는 사용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 7월부터는 유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처럼 이동통신사들이 앞다퉈 음악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있어 MP3폰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MP3폰이 한몫

현재 이통사들의 주 수익원인 음성통화의 경우 수익성이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때문에 이통사들은 무선인터넷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시판되고 있는 MP3폰
시판되고 있는 MP3폰
특히 MP3폰은 무선으로 음악을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들의 무선인터넷 사용을 증가시키는데 한 몫하고 있다. 유료 음악 서비스의 경우 월정액은 콘텐츠 사용요금 격이고, 무선으로 휴대폰에 MP3파일을 내려받을 때 추가로 발생하는 통화료가 이통사들의 무선인터넷 수익이 되고 있는 것이다.

LG텔레콤은 음원단체들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MP3폰을 내세워 가입자 유치에 상당한 재미를 봤다.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MP3폰의 저장용량을 크게 늘리는 등 다양한 기종의 MP3폰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은 국내 출시 모델 중 최소 70% 이상을 MP3폰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온라인 음악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유료 음악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미국에서는 애플컴퓨터가 지난해 4월 처음 선보인 '아이튠즈'(iTunes)가 1년만에 1곡당 99센트에 7000만곡 이상을 판매해 유료 온라인 음악 시장의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았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유료 음악 서비스의 성공 전례는 아직 없다.

특히 지금까지 벅스뮤직과 같은 무료 서비스나 P2P(파일공유프로그램) 이용 등 무료 MP3파일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이 얼마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SK텔레콤의 멜론이 지금까지 1만5000여명의 가입자를 모아 성공적인 출발을 했지만, 내년 3월 유료로 전환될 경우 얼마나 많은 유료 가입자들이 남을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태다.

국내서도 유료 음악 서비스 정착될까?

때문에 유료모델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유료 MP3의 음질 향상과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 초기 유료 음악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MP3파일은 무료'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용요금을 조금 낮추더라도 이용자들의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MP3폰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졌을 무렵 휴대폰 사용자 모임인 '세티즌'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네티즌들은 적정한 MP3 파일의 가격으로 1곡당 300원 미만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현재 SK텔레콤 멜론의 경우 월정액 5000원을 내고 내려받은 파일은 1달 동안만 재생이 가능하고, 영구재생이 가능한 MP3파일은 1곡당 500원을 받고 있어 네티즌들의 기대보다는 가격이 다소 높은 상태다. LG텔레콤은 월정액과 곡당 요금 책정을 병행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MP3폰 사용자 김태현(28)씨는 "P2P를 통해 구할 수 없는 음악을 폭넓게 접할 수 있다면 몰라도, 음질이나 콘텐츠의 차별성이 없다면 굳이 유료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직접 음악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면서 중소 콘텐츠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동안 중소 콘텐츠 업체들은 이들 이통사에 벨소리나 컬러링 등을 공급해 왔으나 이제 이통사들이 직접 콘텐츠를 확보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됨에따라 이들 중소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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