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년 들어 울산 태화강 환경이 나아졌다는 환경단체의 평가를 증명 이라도하듯 강변 일대에 거의 매일 철새인 까마귀 수만마리가 떼로 몰리고 있다.
최근 울산시 남구 무거동 신삼호교 부근 태화강 중류에는 철새인 까마귀떼 수만 마리가 거의 매일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환경이 나아졌다는 증거라며 반기는 반면 주민들은 생활 피해를 호소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까마귀떼는 2000년부터 5년째 중앙아시와와 시베리아에서 수만마리씩 태화강 중류에 몰려와 겨울을 나고 있으며 아침에는 들녘으로 흩어져 먹이를 찾고 해질녘에는 전신주나 나뭇가지에 떼를 지어 잠을잔다.
이를 두고 지역 환경 단체들은 까마귀떼가 울산 태화강을 찾는 것은 "울산 도심 주변 하천 환경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까마귀떼는 울산의 호전된 환경을 상징하는 '길조'"라고 크게 반기고 있다.
그러나 이 까마귀떼는 태화강 주변 주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애물단지'다.
까마귀떼가 저녁마다 고압선에 너무 많이 앉아 전선이 끊어지면서 수차례 정전 사고를 일으키는가 하면 배설물 때문에 빨래를 널지도 못하는 생활불편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거동 주민 이경희(43·여)씨는 "겨울마다 무거동 하늘을 까맣게 덮는 수만마리 까마귀떼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며 "배설물이 승용차에 떨어져 매일 세차를 해야 하고 빨래도 널 수 없어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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