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텔레콤 사장남소연
그러나 SK텔레콤과 KTF도 파상적인 가입자 뺏기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LG텔레콤의 대기 수요자들을 겨냥해 신형 단말기 출시, 무선인터넷 콘텐츠 강화, 서비스 다양화 등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LG텔레콤이 저렴한 요금을 앞세우고 있지만 발신자번호표시 서비스(CID)의 경우 LG텔레콤만 2000원으로 경쟁사에 비해 1000원 비싸다. LG텔레콤은 CID 요금이 비싸더라도 전체적인 요금은 더 저렴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전체 요금과는 별도로 LG텔레콤 가입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LG텔레콤은 아직 CID 요금을 인하할 여력이 안된다며 당분간은 2000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 가입자들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또 가입자 1인당 매출액(ARPU)을 높이는 것도 가입자 확대 못지 않게 LG텔레콤에게 시급한 과제다. LG텔레콤의 가입자당 매출액은 2만9972원으로 SK텔레콤 3만8746원, KTF 3만2056원에 비해 떨어진다. 경쟁사에 비해 가입자당 매출액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우량고객이 적다는 얘기다.
물론 LG텔레콤의 가입자당 매출액이 작은 것은 경쟁사에 비해 통화요금이 싼 것도 원인이 되지만, 무선데이터 매출이 작은 것이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 꼽히고 있다.
현재 음성통화 매출의 경우 성장이 크게 둔화돼 하락세를 보이는 상태다. 때문에 SK텔레콤과 KTF는 네이트와 매직엔이라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함께 화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WCDMA)의 중간단계인 '준'(June)과 '핌'(Fimm)이라는 무선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앞세워 벨소리와 동영상, 게임 등 무선데이터 매출 비중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LG텔레콤은 3세대 서비스(WCDMA)에 투자를 하지 않아 '이지아이'라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내놓은 것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현재 각 사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무선데이터 매출 비중은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20%까지 크게 늘었고 KTF도 11.2%에 달하는 등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반면 LG텔레콤은 5%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차세대 서비스 투자 앞서나가는 경쟁사, LG텔레콤의 대응은?
향후 이동통신 서비스의 진화에 따라 무선데이터 매출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을 감안하면, 차세대 서비스에 대한 투자 부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도 LG텔레콤에 남겨진 큰 과제중 하나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은 비록 3세대 서비스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현재 제공하고 있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로도 충분히 경쟁사와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향후 무선망 개방을 계기로 무선인터넷에도 정액요금제가 도입되고 유선 인터넷처럼 요금 부담이 없어진다면 속도와 콘텐츠 용량 등 서비스 다양성에서 앞선 3세대 서비스의 폭발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3세대를 뛰어넘어 4세대 서비스로 바로 가겠다는 LG텔레콤은 오는 2010년경 4세대 시대가 개막될 때까지 2세대 무선인터넷으로 버텨야한다.
남용 사장은 "3세대 서비스인 WCDMA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화상전화 외에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나올 것이 없다"고 말해 LG텔레콤이 사업권을 따낸 3세대 서비스인 동기식 IMT-2000에는 당분간 투자하지 않는다는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대신 LG텔레콤은 이러한 약점을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가 시작되는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뱅크온과 뮤직온 등 다양한 결합 서비스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 '먹을거리' 마련 고민 깊어가는 LG텔레콤
그러나 지상파DMB는 보편적 서비스로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불확실하고 LG텔레콤의 경우 이동 중에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사업권도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 신청하지 않았다.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타 업체가 구축한 망을 빌려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SK텔레콤과 KTF의 경우 WCDMA나 위성DMB,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등 차세대 서비스 투자에 있어 일부 중복투자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다는 점만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쟁사들은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이동통신서비스에 와이브로, DMB 서비스 등을 결합해 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LG텔레콤의 경우 3세대 서비스 및 차세대 서비스 투자에 있어 경쟁업체에 뒤지고 있어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최고의 성과를 낸 LG텔레콤. 그만큼 미래의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고민도 깊어가는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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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T "미래 '먹을거리' 마련 고민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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