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를 알 수 없는 삼층석탑. 법흥사를 안내하는 석탑으로만 알려져 있다김정봉
법흥사 가는 길은 천변(川邊)을 따라가는 길이어서 좋다. 곳곳에 펜션이 자리하고 있으나 사람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적하다. 계곡 줄기가 끝날 즈음 사자산의 남쪽 기슭에 법흥사가 자리하고 있다. 법흥사를 중심으로 동쪽으로 백덕산이, 서쪽으로는 삿갓봉 그리고 뒤로 연화봉이 법흥사를 감싸안은 형국이다.
법흥사는 통일 신라 말기 구산선문 중 사자산문의 중심 도량인 흥령선원지의 옛터이다. 자장율사가 이 절을 창건했으며 도윤국사와 징효국사 때 크게 산문이 번성했다. 그러나 진성여왕 4년(891년) 병화로 소실되었고 고려 혜종 1년(944년)에 중건했으나 그 뒤 또 다시 소실된 채 천년 가까이 그 명맥만 이어 오다가 1902년 법흥사로 개칭됐다. 이곳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과 징효대사보인탑비, 징효대사부도, 법흥사부도, 법흥사석분 등이 있다.
요새 새로 지은 원음루를 지나면 왼쪽으로 고풍스런 극락전이 있고 극락전 오른쪽 뒤편에 징효대사부도와 부도비가 양지 바른 곳에 모셔져 있다. 징효대사는 신라 말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자산문파를 연 칠감선사 도윤의 제자로 흥녕사에서 선문의 법문을 크게 일으켰던 분이다.
쭉쭉 뻗은 소나무 길을 따라 10여분 오르면 선원이 있고 오른쪽 언덕길을 올라 돌면 연화봉을 배경으로 적멸보궁이 서 있다. 멀리 보이던 연화봉은 적멸보궁 가는 길에 모습을 감추었다 나타냈다 두어 차례하고 나서 적멸보궁 앞에선 그 모습을 훤히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