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투지로 다시 서는 청도국제소싸움축제

등록 2005.02.15 10:53수정 2005.02.1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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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청도군민들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2005년도 청도국제소싸움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청도군민들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2005년도 청도국제소싸움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 청도군 제공

청도(淸道)하면 촌스러움이 묻어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골의 훈훈한 정과 인심이 느껴진다. 청도는 대구 인근의 지방자치단체이지만 아직까지 도시의 때가 덜 묻어 오염과는 거리가 먼 고장이다.

흔히 청도복숭아, 청도반시 등 특산물로 유명하지만 어느새 청도는 박력 넘치는 소싸움의 고장으로 유명해졌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소싸움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내려온 민속놀이다. 산으로 들로 소꼴을 먹이러 다니던 목동들이 심심풀이로 시작했을터.

그것이 점점 마을과 마을 간 대항으로 발전하고 농번기를 넘긴 7∼8월경에는 아예 정식적인 대회로 치러졌다. 소싸움은 일제강점기에 (사람들이 많이 모일 경우 집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일제에 의해) 점점 쇠퇴했다가 70년대 중반부터 다시 고개를 들었단다.

일본인 무라야마[村山智順]의 <조선의 향토오락>(임종열 역/집문당/1993)에 의하면 일제시대 당시 우리나라의 소싸움 전승지역으로는 진양(진주), 의령, 함안, 창녕, 김해, 창원 등 15개 지역이 있었다.

그 중에서 11군데가 경남 지역인데 70년대 초 진주가 지역축제인 개천예술제에서 연 소싸움대회가 전국 규모 소싸움대회로는 처음.

청도에서는 90년부터 영남 소싸움대회를 시작했는데 매년 3·1절 기념행사로 자계서원 앞 넓은 서원천변에서 대회를 열었다. 이것이 영남투우대회와 전국투우대회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1999년 청도소싸움축제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참가 싸움 소도 42두에서 점점 늘어나 2001년에는 최고 199두가 참가해 그 열기가 날로 더해져갔다. 99년부터 2002년도까지 문화관광부 지정 축제이기도 했던 청도소싸움축제는 2003년도부터는 그 규모가 국제화됐다.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호주의 소들이 경기에 참가해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던져준 것.

2001년에는 지역 축제 사상 최초로 입장료를 징수하는 모험도 감행해 입장료 수익만 2억여원을 올렸다. 하지만 구제역 발생, 상설소싸움경기장 개방 무산 등으로 인해 2차례에 걸쳐 축제 날짜를 연기해야 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현재 청도군은 올해 열리는 축제를 소싸움축제의 재도약기로 삼았다. 지난 해 10월 청도군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축제를 해야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90%가 해야한다고 대답했으며 축제 장소로 서원천변을 꼽은 사람이 76%를 차지했다.

a 소싸움의 한 장면

소싸움의 한 장면 ⓒ 청도군 제공

이는 지역축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주민참여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청도군민들의 소싸움축제에 대한 애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오는 3월 12일(토)부터 3월 16일(수)까지 경상북도 청도군 이서면 서원천 둔치에서 열리는 청도국제소싸움축제에서는 그 어떤 때보다 박진감 넘치고 저돌적인 싸움소들의 현장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국 최고의 싸움소는 물론 세계의 싸움소들이 최고의 기량을 겨루게 될 것이란다. 여기에 주한미군카우보이협회와 함께 하는 한우로데오경기도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될 듯하다.


싸움소들의 박력을 순간 포착하게 될 전국사진촬영대회와 한우요리, 청도추어탕 등의 품평회와 함께 열릴 청도음식관도 지역축제만의 멋과 맛을 누려볼 기회가 될 것 같다.

이외에 청도한재미나리, 청도 감말랭이 등 청도의 농특산품을 현장에서 경매하는 행사도 열린다 하니 그야말로 청도군민이 다 함께 만들어가고 참여하는 축제가 될 듯 싶다.

현재 청도군 강남면 하리에 관리사를 두고 군에서 직접 싸움소 107두를 기르고 있는 청도군은 진통을 겪었던 상설소싸움경기장을 오는 10월경 개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청도군의 소싸움이 스페인의 투우처럼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자경기로 부상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소싸움을 재미있게 보기 위한 몇가지 상식

* 경기규칙
출전는 체급별로 구분하여, 추첨을 통해 대진표가 결정된다. (갑종:730kg이상, 을종:730kg미만, 병종:640kg미만) 싸움소가 대결 중 머리를 돌려 달아나면 패한 것으로 인정, 경기시간에는 제한이 없으며 한 마리가 패할 때까지 계속되며, 각 경기는 1:1 단판승제로 이루어진다.

* 싸움소의 체력훈련
싸움소가 되면 평균 5~7년간 경기에 출전하는데. 그 기간동안 싸움소들은 농사일 대신 체력단련과 기술연마를 위한 훈련을 하게 된다. 주로 산악달리기, 타이어 끌기로 체력훈련을, 뿔치기와 힘겨루기를 통해 기술훈련을 하고 있다.

* 싸움소 영양관리
싸움소는 보리쌀, 콩, 밀 등을 볏단과 함께 끓인 여물을 주로 먹는데, 가끔 들깨를 섞어 먹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생식하는 싸움소도 있는데 생식일 때에는 곡물만 끓여준다. 경기직전에 체급조절을 위해 음식량을 줄이기도 하는데, 대신 체력보강을 위해 십전대보탕, 한약등의 보양식을 먹이기도 한다.

* 싸움소 경기진행방식
몸무게에 따라 체급이 정해지면 소 주인(牛主)들이 직접 추첨하여 대진표를 짜게 된다. 추첨하는 그 순간부터 긴장감과 소주인간의 신경전이 시작된다.

* 소싸움 최종준비
싸움소들은 경기전날, 뿔깎기로 최종 몸만들기를 마치는데, 뿔깎기는 경기에 참가하는 모든 소 주인들이 서로 돕는 것이 전통이다. 일찍 도착한 싸움소들은 경기 전날 미리 모래판에 적응하며 몸풀기를 한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소싸움기술

* 밀치기 머리치기
힘을 다해 밀어붙이는 기본기술로 싸움소의 기초체력과 특유의 뚝심이 필요하다. 뿔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해딩하는 정면 머리공격으로 소싸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기술이다.

* 목치기 옆치기(배치기)
상대소의 목을 공격하는 기술로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된다. 상대소의 옆구리쪽 배를 공격하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결정적인 공격술이다.

* 뿔걸이 뿔치기
상대방 뿔을 걸어 누르거나 들어올려 상대방 소 목을 꺾는 적극적인 공격방법이다. 뿔을 좌우로 흔들어 상대의 뿔을 치며 공격하여 상대를 제압한다.

* 들치기 연타
머리를 상대목에 걸어서 공격하는 기술로 싸움소의 노련미와 강한 체력을 엿볼 수 있다. 뿔치기 뒤에 머리치기로 이어지는 연속공격으로 승률이 높은 기술이다. / 청도국제소싸움축제 홈페이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소식지 'EXPO 문화사랑' 2월호에 게재됐음을 밝혀둡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소식지 'EXPO 문화사랑' 2월호에 게재됐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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