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교호 부근에서 철새 백여마리 떼죽음

독극물 섞인 볍씨 발견... 전문 밀렵꾼 소행인듯

등록 2005.02.18 08:36수정 2005.02.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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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교호 일대에서 독극물에 중독돼 떼죽음을 당한 쇠기러기(사진 제공: 당진군청).
삽교호 일대에서 독극물에 중독돼 떼죽음을 당한 쇠기러기(사진 제공: 당진군청).
삽교호와 부근 일대 농경지에서 쇠기러기 백여마리가 독극물에 중독, 떼죽음을 당한 것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 17일 충남 당진군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께 우강면 하리와 접한 삽교호 가장자리에 쇠기러기 40여마리가 집단으로 죽은 채 얼음 위에 널려 있는 것을 지역 조류보호협회회원이 최초로 발견, 군청에 신고해 왔다.

이날 신고를 받고 현장 조사에 나선 당진군청 공무원들과 한국조류협회 당진군지회(지회장 이광석) 회원들은 신평면 신당리와 우강면 하리 일대 농경지에 60여마리가 추가로 죽어 있는 것을 추가로 발견해 이를 수거했다. 하지만 처음 발견된 담수호의 쇠기러기는 얼음 때문에 접근할 수가 없어 현재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18일에도 삽교호 인근 일대에 대한 수색과 함께 얼음 위에 놓여 있는 쇠기러기를 수거하기 위해 얼음을 깨고 배를 띄워 접근할 계획이다.

한국조류협회 당진군지회 이광석 지회장은 "죽은 쇠기러기를 부검한 결과 위 속에서 독극물에 오염된 볍씨가 나왔다"며 "이는 전문 밀렵꾼들이 독극물 속에 볍씨를 담갔다가 쇠기러기 등 철새가 날아오는 삽교호 부근 농경지에 살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쇠기러기는 100여마리에서 많게는 1000여마리의 많은 개체가 집단 행동을 하는 습성이 있어 한무리가 독극물에 중독돼 떼죽음을 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또 "계속해서 수색해 봐야 알 수 있지만 이 독극물에 오염된 볍씨를 더 많은 철새들이 먹었을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독극물로 피해를 입은 철새가 수거돼 폐기되지 못하고 맹금류 등이 이를 먹을 경우 다시 피해가 발생하는 2차 오염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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