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의 지원자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MBC 차기 사장 공모는 최문순 전 <시사매거진 2580> 부장으로 결정되면서 끝난 가운데 이제 EBS 차기 사장이 누가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BS는 이번 MBC 사장 선거에서 엉뚱한 유탄을 맞은 곳이다. 고석만 EBS 사장이 지난 16일 사표를 내고 MBC 사장 공모에 지원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7월 EBS 사장으로 취임한 고 전 사장은 1년 7개월을 재직, 임기를 1년 5개월 여 남겨놓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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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석만 전 EBS 사장 ⓒ EBS
그러나 MBC PD 출신으로 73년 입사이래 <수사반장> <제1공화국> <제2공화국> <거부실록> <야망의 25시> <땅> 등 선 굵은 정치·경제드라마를 만들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그로서는 '친정' MBC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 없었던 듯하다.
99년 MBC를 그만두고 청와대 행정관으로 변신한 그는 국립영상간행물제작소 소장과 케이블TV '국정방송' 대표를 거쳤다. 그는 EBS 취임 직후 팀제전환, 직제폐지 등 조직개편과 함께 수능방송을 통해 EBS의 취약한 재정문제를 보완하는가 하면 국제 다큐페스티벌 개최 및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결국 고 전 사장은 MBC 사장 공모에 뛰어들었다. 고 사장의 지원서 제출이 확인되자 EBS 노조는 곧장 사장직 사퇴를 요구했고, 고 전 사장도 방송위원장 앞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고 전 사장은 17일 방송문화진흥회가 발표한 후보 3인에도 들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노성대 방송위원장은 제출된 고 전 사장의 사표를 수리했고, 22일 방송위원회 전체회의에 정식으로 보고했다. EBS 노조는 투명한 검증절차를 거쳐 차기 사장을 선임해줄 것을 방송위원회에 요구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다음 주 전체회의를 통해 EBS 사장선임 방식과 절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면서 "공모로 할지, 아니면 임명으로 할 지는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송법에 따르면 EBS 사장은 방송위원장이 위원회의 동의을 얻어 임명하게 돼 있다. 따라서 선임방식과 절차 등은 방송위원회에서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사임 이후 30일 이내에 후임을 선임해야 하므로 오는 3월 19일까지는 차기 사장을 뽑아야 한다. 2003년 고 전 사장이 선임될 당시에는 공모제 방식이 적용된 바 있다.
한편 고 전 사장의 MBC 사장 후보 추천과 관련, 지난 17일 한 일간지에 "참여연대의 추천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갔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참여연대는 16일 밤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MBC 사장 후보를 추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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