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는 조 의원 차 안에서 20분간 진행했다.추연만
"위험이 큰 고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할 뿐이란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안전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시설이다. 물론 특별법 내용으로 중ㆍ저준위 폐기장 후보지 선정에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준위 폐기장유치에는 또 얼마의 돈을 들여야 하나? 얼마나 많은 인센티브를 주어야 하나? 돈 문제로 접근해서는 밑도 끝도 없다.
그래서 주장하는 것은 원전정책 전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먼저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기술적으로 고준위, 중ㆍ저준위로 불리할 수도 있다. 그에 대한 주민투표를 통해 투명한 의사결정을 하고 안전한 지질 지형 조사를 하여 공개적으로 추진하는 자세로 임하자는 것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빠르다는 것이 유럽 각국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 근본적인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단히 기능적이고 기술적인 접근을 한다면 장기적으로 원전정책은 파탄날 것이다."
-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이며 공감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은가?
"그동안 이 문제에 같이 해온 반핵행동,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과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중ㆍ저준위 폐기장 부지 선정 가부보다 정부가 이런 시각과 방법으로 접근하는 잘못된 정책은 반드시 저지시켜야 된다.
16일 서울에서 이런 입장을 가진 의원들이 회견을 발표할 것이다. 울산 출신 정몽준 의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저는 '핵폐기물 관리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이다. 이는 많은 사회적 갈등이 야기된 방폐장 문제가 법률에 의해 체계적으로 처리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기존에 있던 법을 개정하는 것이냐?
"새로 만드는 법이다. 20여년 동안 우리는 핵폐기물에 대한 종합적인 기본법조차 없는 상태에서 원전을 가동하고 방폐장 논란을 벌이고 있었다."
- '원전 벨트'라 할 만한 울산-경주-포항-영덕-울진에 최근에 핵폐기장 유치논란으로 주민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자지단체장 경험도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보나?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그 지역 당사자들이 동의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사항이다. 물론 정부 당사자는 공공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시설은 어디든지 하려 하겠지만 어떤 방법을 택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엄청나게 다르게 나타난다. 지난 19년간 핵폐기장 문제가 실패하고 표류한 근원적인 문제는 공개성, 투명성, 주민참여 부족이었다.
이것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가운데 돈의 문제로 간다면 유치 성공과 상관없이 이런 논란에 지역민이 분열되고 반목 대립해 지역이 피폐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 돈이 잠깐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공동체가 파괴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 정부는 어딘가 시급히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근거로 임시저장시설이 수명이 다 됐다 하는데 사실은 어떤가?
"정부 공식발표는 2008년까지 저준위 폐기물 임시저장이 포화상태이고 고준위는 2010년이라 한다. 임시저장시설이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몇몇 저장기술 발전도 있었고 원전 내 차지하는 면적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폐기물을 정부 발표보다 몇 년 더 원전시설에 보관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정부가 현재의 유리한 환경조성을 위해 자꾸 2008년을 지나치게 강조해 핵폐기물 위기를 키우고 있다. 폐기물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한 몇 년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지나치게 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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