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설이 난분분 한 우리 집 마당

등록 2005.03.13 21:08수정 2005.03.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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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봄의 전령사 복수초가 노란 꽃잎을 활짝 터뜨린 지도 열흘이 넘어 갑니다. 양지 바른 어느 집 돌담가 매화나무, 잔 가지 끝에 서너 송이 꽃망울이 열렸다는 소식을 들은 지도 사나흘 전입니다.


들 넓은 창평보다 기온이 2~3도는 낮다는 우리 마을. 이제나 저제나 바라던 꽃소식이 드디어 찾아왔습니다. 우리 마당 한 귀퉁이 꽃밭에 노란 크로커스가 꽃망울을 터뜨린 것입니다.

a 춘설에 파묻힌 크로커스 꽃봉오리

춘설에 파묻힌 크로커스 꽃봉오리 ⓒ 조명자

주인 닮아 키가 땅에 닿는 가시 같은 이파리를 곧추세우고 '뿅뿅' 꽃봉오리를 내밀었습니다. 한두 놈 툭툭 불거지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우수수 뛰쳐 나왔습니다. 뒷담에 숨었던 개구쟁이 숨바꼭질 하듯이 말입니다.

<오마이뉴스>에 들어가 글을 읽고 쓰면서 제일 부러웠던 게 꽃사진이었습니다. 디지털카메라 있었으면 내 집 마당 꽃밭을 실감나게 소개할텐데, 그 놈의 돈이 웬수였지요.

'꿈은 이루어진다'던가? 드디어 오매불망하던 디지털카메라가 생겼습니다. 글쓰는 재미에 푹 빠진 것이 기특해 보였던지 남편이 디지털카메라를 선물했지 뭡니까.

a 세상 밖 구경에 마음이 바쁜 생강나무

세상 밖 구경에 마음이 바쁜 생강나무 ⓒ 조명자

기계치인 내가 매뉴얼을 읽고 또 읽어 어렵사리 작동을 익힌 뒤 실전에 들어갔습니다. 찍고 지우고, 또 찍고 지우고…. 어린애 장난 하듯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놀다가 오늘 드디어 첫선을 보이기로 했습니다.


이 햇빛 찬란한 봄날에 웬 눈보라. 춘설이 난분분 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한겨울 폭설처럼 쏟아지는 눈발이 종횡무진이었습니다.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정신없이 뛰어 나갔지요.

눈밭에 옹동거리고 서 있는 크로커스 꽃망울을 담았습니다. 그 옆에 옹기종기 고개를 맞대고 있는 수선화, 튤립도 찍었습니다. 저만 빼놓았다고 심술을 부릴까봐 삼색 제비꽃도 모델로 채택했습니다.


a 주인이 걱정되는지 심란한 표정의 몽이

주인이 걱정되는지 심란한 표정의 몽이 ⓒ 조명자

쏟아지는 눈발 아래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주인이 걱정스러운지 몽이가 곁에서 주인을 지킵니다. 첫 작품이 별 거 있겠습니까? 화질과 구도가 엉망입니다. 그래도 춘설 난분분한 우리 마당 소개할게요. 다음에 더 멋진 작품을 올려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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