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저널사>의 '상위 대학별 사시 합격자 현황'. 고시 관련 학교별 분석은 매년 빠지지 않는다.
언론이 인물을 평가할 때나 고시 합격자를 나눌 때 그리고 정부 고위직과 기업 임원직을 분류할 때엔 항상 ‘출신학교’가 따라 붙는다. 모두 사실에 근거한 보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별로 ‘출신학교’를 분석한 내용을 살펴보면 몇몇 대학과 고등학교에 머물고 있는 문제가 보인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으로 시작하는 대학과 ‘경기고, 경북고, 대전고, 전주고’ 등으로 나눈 고교의 분석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혹, ‘성공과 기회’는 명문학교를 나와야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학연’과 ‘학벌’은 이렇듯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이렇게 꽉 짜여진 학벌구조를 타파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픈 것인가?
학력은 논하되 학벌은 타파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요구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것이 사람에 대한 평가든지 조직에 대한 평가든지 특정 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학벌’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 놓아 이야기한다.
그러나 언론의 모습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위에 예를 들었듯이 ‘출신학교’를 다룬 기사들을 보면 마치 ‘학연’으로 똘똘 뭉쳐 ‘끼리끼리’ 뭔가를 해 먹는다(?)는 느낌이 든다. 고교 선후배끼리, 고교 동기동창끼리, 같은 대학 출신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는 그런 느낌이다. 그것도 언론사에서, 정부에서, 법조계에서, 기업에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말이다.
‘학벌’을 타파하고 공정한 ‘학력’평가에 앞장서야 할 언론이 앞 다퉈 ‘학벌’을 조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다양한 분야에 걸친 출신학교별 분석 기사는 대학입학을 앞 둔 수험생들과 대학생들 그리고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결국은 어느 학교가 더 우수하다, 더 뛰어나다 등 학교별 줄 세우기 근거에 활용되며 ‘학벌’을 조장하는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여러 포털 사이트에서 대학 경쟁력과 관련된 내용을 검색해 보면 ‘대학 서열’에 대한 글들이 숱하다. 대개는 모 언론사의 기사와 자료를 인용하며 어느 대학이 더 우수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글들이다. 심지어는 모 언론사가 보도하는 대학 순으로 서열을 주장하기도 한다.
바라건대 언론은 '출신학교' 분석을 그만하라. 인물 정보에 학력이 필요하다면 출신학교를 거론할 것이 아니라 고졸인지 대졸인지 최종학력만을 언급하자. 그리고 오히려 업무에 필요한 전공을 했는지, 업무에 대한 정보와 역량 등을 갖췄는지를 분석하자.
고시 합격자와 정부, 기업의 구성 인원을 분석하는 방식도 바꾸자. 인원 분석을 출신학교별로 할 것이 아니라 언론사 나름의 기준을 갖고 특성을 만들어서 하자. 꼭 A대, B대, C대가 몇 명인지 ㄱ고, ㄴ고, ㄷ고가 몇 명인지 분석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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