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 뛰는 우리의 태극전사들김형태
지난 토요일, 처음으로 주5일제 수업으로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라 아이는 아빠에게 잔뜩 기대를 했던 모양인데, 공교롭게도 그날 저는 당직이라서 정상적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중학교 동창모임이 있어 거기에 갔다가 아이가 잠든 후에야 귀가했습니다.
다른 집 아빠들은 모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나름대로 계획에 세워 체험학습이니 테마여행을 했다는 아내의 소리에 괜스레 아이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은 이게 아닌데, 아닌데 어쩌다 자꾸만 아이에게 무심하고 무정한 아빠가 되어 가는지.
이런 나의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아내는 1등석 표를 두 개 구해놓고 아이와 함께 다녀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일복을 타고 나서 그런지 몹시 바쁘게 사는 사람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온종일 씨름하랴, 틈틈이 글(창작활동)쓰랴, 기사 작성하랴, 카페 관리하랴, 종교 활동, 문인모임에, 애경사까지 정말 몸이 열개라도 부족합니다.
내가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그럼에도 가족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립니다. 아무래도 공기나 물처럼 가족은 늘 내 옆에서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모양입니다.
그래서 늘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아내는 좋은 남편은 못 돼도 좋으니 좋은 아빠만은 되어달라고 합니다. 아내의 이런 말이 나를 포기했다는 말로 들리기도 하고, 나를 이해한다는 말로 들리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