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엔 누가 살고 있을까?"라며 대단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게 하지만 웰빙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서울은 아파트가 부족하다. 왜일까?김규환
주택보급률이 전국적으로 100%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몇 년 전인데 딴 세상의 일처럼 들릴 뿐 우리와는 하등 상관없는 일로 들린다.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너도나도 땅에 투기를 하고 밤새 줄서서 아파트에 투자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회가 진정 정상적인 사회인가. 사람이 살만한 도시인가 말이다.
집이 있고 없음은 사람들의 지위를 가르는 첫 번째 잣대가 되었다. 잠시 쉬었다 가는 것이란 주거 공간에 대한 인식이 사회에 뿌리박기는 요원해 보인다. 번듯하게 각을 지어 오른 '성냥갑' 대열에 끼지 못하면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고 아이들 교육과 삶의 질도 보장되지 않는다.
줄줄이 엮인 생활 전반이 상하로 확연히 구분되는 강남과 강북 그리고 수도권과 지방을 품고 있는 모습이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 뻔한 세상'에서 앞만 보고 달려도 하루 세끼 해결하기 힘든 절박한 삶 속으로 내팽개쳐지는 이웃과 나를 보고 있노라면 내 당장 거리로 달려 나가 "어디 이게 사람 살 세상입니까? 헐값에 사서 몇 백배 남기고 땅 장사하는 한국토지공사와 원가를 제 맘대로 부풀려 집 팔아먹는 한국주택공사로 쳐들어갑시다. 이 놈들을 당장 요절을 내고 건교부와 재정경제부를 박살냅시다"라고 선동하고 싶다.
집 문제 하나로도 이 사회를 뒤집어버리고 싶은 마음 단지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말이다. 건물 높이에 따라 사람들의 격과 부의 잣대도 달라지는 세상에서 사람간의 관계가 올바를 수 없다. 기회균등이란 애초에 기대하기 힘들다.
모름지기 집이란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서 쉬었다가는 것이란 인식이 우리들 가슴에 뿌리박기는 영영 글러버린 모양이다.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장관들도 땅 평수 늘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획기적으로 정책이 변한들 현실세계에 그 넓고 높은 뜻이 고루 퍼지려면 나라를 새로 세우는 게 더 빠를 듯싶다.
이승에 있는 동안 내 집 한 칸이나 마련하려다가는 우리네 인생 모두 소진될 게 분명하고, 설사 어떻게 장만했다 손치더라도 그 뒤에 녹초가 될 운명은 불을 보듯 빤한 것 아닌가.
이런 내 질문을 뒷받침하기 위한 우매한 질문 하나가 늘 따라다니고 있다. 다름 아닌 '대한민국을 팔면 미국을 살 수 있을까?'이다. 관련업계 종사자들 말에 따르면 사고도 남는다고 한다. 마침 일본이 독도를 넘보는 마당에 호기를 만났으니 서울과 대한민국을 팔아치우고 조선땅을 떠날 채비를 하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