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한반도 지도'가 있다?

[상륙기] 세 차례 시도만에 성공... 절경에 감탄사 연발

등록 2005.04.03 16:59수정 2005.04.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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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포항울산의 '제1회 독도 콘서트'가 날씨 악화로 두 차례의 독도 접안 시도 끝에 결국 무산되면서 공연단 30여명은 아쉬운 귀향길에 올랐다. 그러나 다음날인 4월 1일, 정헌종, 배상용, 필자 등 시민기자 3명은 마침내 독도 상륙에 성공했다.

독도경비대에 줄 과일상자를 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은 가슴 가득 감격을 안은 채 삼봉호(독도유람선)에서 독도에 내려섰다.

'대한민국 동쪽 땅끝' 독도표지석
'대한민국 동쪽 땅끝' 독도표지석추연만
세번째 시도 끝에 독도에 상륙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왼쪽부터 정헌종, 배상용, 필자)
세번째 시도 끝에 독도에 상륙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왼쪽부터 정헌종, 배상용, 필자)추연만
부두에 내리자마자 털이 북실북실한 삽살개 두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달려와 이방인에 안긴다. 천연기념물인 독도 삽살개는 방문객에게 안겨 기념촬영을 하는 등 생명력 넘치는 독도를 연출하고 있었다.

독도의 아름다움을 담으려는 사진기의 셔터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퍼진다. 시민기자 정헌종씨는 30분만에 260장의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먹는 물은 어떻게 공급하죠?"

독도경비대 부대장은 “바닷물을 정수해서 사용하며, 부식은 한 달에 한 번씩 조달된다”면서 “대원들은 건강히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비대원과 짧은 얘기를 나누는 동안 이틀 전 울릉도에서 만난 50여 년 전의 독도지킴이 정원도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울릉도 주민들로 구성된 독도의용수비대 33인은 1953년부터 3년 8개월간 독도를 지켰지. 일본 측과 수차례 교전도 했지. 그 땐 빗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했지."

독도를 지킨 의용수비대 역할을 재조명 해 후세에 민족정기를 바로세우는 바로미터가 돼야 한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독도는 민(民)이 관(官)보다 더 큰 역할을 한 역사를 간직한 채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웅장한 자태에 탄성을 지르며 사진을 담은 독도 체류 30분은 방문객에게 너무나 아쉬운 시간. 승선 신호를 못들은 걸까. 사진 한 장이라도 더 촬영하려는 사람들과 경비대원간에 약간의 신경전도 있다. 어느 한쪽을 나무랄 일은 아닌 것 같다.

경비대원과 삽살개
경비대원과 삽살개추연만
울릉주민 배상용 시민기자가 '천년기념물' 삽살개와 만났다.
울릉주민 배상용 시민기자가 '천년기념물' 삽살개와 만났다.추연만
괭이갈매기와 고기잡이 배는 독도에 생동감을 더해 주었다.
괭이갈매기와 고기잡이 배는 독도에 생동감을 더해 주었다.추연만
울릉주민이기도 한 배상용 시민기자는 "3.1절 행사로 와서 본 독도와 오늘 보는 독도는 달라보인다"며 "이전에는 독도를 울릉도 앞바다의 평범한 섬으로 보았으나, 최근 일본침탈 야욕에 대한 분노가 커져 독도를 보는 감흥이 날로 새롭다"고 소감을 나타낸다.

그는 또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독도를 밟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훗날엔 하룻밤을 머물며 우리영토로 느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선박 접안시설이 있는 동도를 떠난 독도유람선 삼봉호는 독도를 한 바퀴 선회했다. 송경찬 선장의 구수한 입담도 이어졌다. 바다에서 본 독도의 절경에 또다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독도는 날씨와 접안시설 관계로 1년에 60일만 입도할 수 있는데 독도에 상륙했으니 오늘 오신 분들은 행운입니다."

여기저기 박수가 터진다.

독도 거주인 김성도씨 집이 보이고 식수가 나는 물골과 물개바위, 그리고 독립문 바위가 연이어 눈앞에 펼쳐진다. 어느 순간 손 선장의 떨리는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흐른다.

"경비대 초소가 있는 동도 쪽을 보세요. 한반도 지도와 꼭 닮은 지형이 보이지요? 그 위엔 새파란 풀도 자라고 있고요."

독도를 사랑한 이들의 숨결이 '한반도 지도'로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반도 지도'와 닮은 지형. 그 위엔 파란 풀이 돋아나 있다.
'한반도 지도'와 닮은 지형. 그 위엔 파란 풀이 돋아나 있다.추연만
독도 거주인 김성도씨 집은 서도에 있었다.
독도 거주인 김성도씨 집은 서도에 있었다.추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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