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암 산신각.한성희
바위의 생김새도 기묘하지만 그 위에 올라앉은 산신각은 더 신비해 보인다. 인적 드문 호젓한 산 속에 커다란 바위와 산신각이 옆에서 흐르는 계곡과 어울린다.
외출했다가 뒤늦게 돌아온 김 보살이 돌아왔다는 전화가 온다. 김 보살의 집에 잠시 들러 고로쇠 수액 한 잔을 얻어 마셨다.
"아이고오, 참말로 오랜만에 오셨네. 긍게 왜 그리 안오셨대잉?"
수다스러울 정도로 정이 뚝뚝 흐르는 김 보살은 인사를 몇 번이고 하면서도 바쁘게 냉장고를 뒤지며 이것도 함 들어보라며 우유에 수삼과 인삼 엑기스를 넣고 갈아 손수 만든 인삼음료를 따라준다.
이곳은 인삼 농사를 많이 짓는 곳이라 손수 재배한 인삼의 자투리를 갈아 만든 것이다.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인삼음료를 마시자 감악산의 봄을 보느라 거의 다 달아났던 봄의 우울증이 마저 물러가 버린다.
덜컥거리는 산길을 내려오자 길 옆에서 호랑나비 한 마리가 날아간다. 봄이라 나오긴 나온 모양이지만 아직 꽃이 안 피었는데 쟤들은 무얼 먹고 살지? 생강나무 꽃도 많이 피진 않았던데. 잠시 걱정하다 산을 다 내려오자 이내 나비는 잊어버린다.
나무든 풀이든 마음이든 산에 있는 것은 산에 두고 와야지. 어느새 임진강에 노을이 내려오려고 물결을 반짝이며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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