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평양에 날아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속내를 터놓고 진지하게 얘기하고 싶다"는 구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방발전자문위원회 위원들과의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노 대통령.연합뉴스 백승렬
노무현 대통령은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평양에 날아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속내를 터놓고 진지하게 얘기하고 싶다"는 구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오마이뉴스>가 12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지난 3월4일 방한중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초청해주면 평양을 방문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메가와티가 노 대통령의 "평양방문 용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보도했으나 친서형식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오마이뉴스>의 확인 요청에 '구두 메시지'이지 친서는 아니라고 밝혔다.
"김정일 위원장 초청해주면 평양에 날아가 속내 터놓고 진지하게 얘기하고 싶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메가와티 전 대통령에게 "김정일 위원장이 초청해 주면 평양에 날아갈 수 있다"면서 "평양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속내를 터놓고 진지하게 얘기하고 싶다"고 상당히 전향적인 방북 메시지를 전했다.
이와 같은 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개최할 의향을 처음으로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필요하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여러 번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북한 지도층에 영향력이 있는 외국의 전 국가수반을 창구로 "평양에 날아가 진지하게 얘기하고 싶다"고 구체적인 구두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북핵 문제의 장기적인 교착 및 악화를 계기로 그동안 '6자회담을 통한 선(先)북핵 문제 안정화, 후(後)정상회담 개최' 원칙을 고수해온 노 대통령의 입장에 변화가 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권의 한 외교 소식통도 "노 대통령이 메가와티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친서(親書) 형태는 아니지만 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4월 12일 김일성 생일 직전에 북한을 방문해 곧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따라서 외교 소식통들은 메가와티 전 대통령이 방북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노 대통령의 메시지와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 등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메가와티는 대통령 재임 기간인 지난 2002년에도 남북한을 잇따라 방문해 북핵 문제 등을 중재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비동맹회의의 주도국으로 북한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에 하나다.
메가와티, DJ 면담 때도 "북한 지도자들에게 메시지 전달하겠다" 밝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