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북한, 6자회담 복귀 가능성 있다"

<디 벨트>지 회견, 대북제재 반대..."진짜 문제는 북·미간 불신"

등록 2005.04.14 19:21수정 2005.04.1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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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디 벨트>지 4월 14일자 노무현 대통령 회견 기사.
독일 <디 벨트>지 4월 14일자 노무현 대통령 회견 기사.오마이뉴스 김당
노무현 대통령은 "일부에서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원하지만 우리는 제재를 한다 해서 북한이 핵개발을 중지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대북 제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고 중국이 이를 위해 노력중이다"고 6자회담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독일을 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14일자 <디 벨트>지와의 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대북압력이 커지면 상황이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 벨트>지는 14일자 7면에 6단 크기로 실은 노 대통령 인터뷰 기사에서 노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낙관했으며, 유엔 개혁과 관련한 독일 정부의 방안은 거부했다는 내용의 부제목으로 대담 내용을 요약해 보도했다.

"북한 핵개발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고, 미국 역시 북한 인정할 용의 있다"

노 대통령은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을 때 가서나 제재조처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우리는 희망이 없지는 않다"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고 중국이 이를 위해 노력중이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진짜 문제는 북·미간 불신이다"며 "그들(북한과 미국)은 단지 순서를 두고 다투고 있으며 북한이 핵개발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고, 미국도 북한을 결코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상기시켰다.


노 대통령은 이어 "다시 말하자면, 이는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고, 미국 역시 북한을 인정할 용의가 있는 것"이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거듭 강조했다.

프랑크푸르트 시청 앞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독일 언론 취재진.
프랑크푸르트 시청 앞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독일 언론 취재진.오마이뉴스 김당
그러나 노 대통령은 '한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수 있냐'는 <디 벨트>지 기자의 질문에 "예를 들어 우리는 더 이상 북한에 감정적이거나 적대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미국을 설득했다"면서 "북한은 이제 아무 조건 없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한을 당면한 위협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예, 이전에 그랬다. 하지만 여론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일단 북한은 현대식 신무기가 없고 전쟁을 수행할 경제력도 없으며,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화해정책이 (북한에 대한) 주관적 두려움을 많이 없애주었다"고 지적했다.

남북 경협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남북 협력사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나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개성공단 확장사업은 힘들어질 것"이라면서 "북핵 문제는 사람들에게 위협으로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한 "한국기업의 기술 및 물자의 대북수송과 관련해서 주변국가들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해 경협 확대에 대한 미국 등의 반대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임을 덧붙였다.

노 대통령, 일본 유엔 안보리 자격 묻자 "오늘은 독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

그러나 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 발전에 대해 묻자 "좋아질 것"이라고 전제하고 "북한과의 협력은 점차 긴장 완화를 가져올 것이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현재 개성 프로젝트에는 13개 한국기업이 참여중인데, 프로젝트가 완전 가동되면 대략 4000명의 북한인이 그곳에서 근무할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번 독일 방문에서 분단 극복에 대한 영감을 얻었냐는 질문에 "빌리 브란트 전 총리 등 많은 독일 정치인들이 한국인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전제하고 "브란트 총리의 동독 접근정책(동방정책)으로 후일 분단 극복을 가능케 했다"며 "우리도 이런 접근을 통해 남북관계가 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독일보다 훨씬 더 통일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클 한국으로선 '두 개의 한국' 정책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사실 많은 한국인들이 독일의 통독 이후 어려움을 보고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 누구도 통일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노 대통령은 어제(13일)에 이어 오늘도 "한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회 개혁과 관련해 독일측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은 뒤 "독일은 A안을 선호하지만 우리는 B안이 더 민주적이라고 생각해 지지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하지만 개편 방안과는 별도로 독일이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뒤에 "독일은 강력한 경제와 평화 의지, 다른 국가들의 신뢰라는 전제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은 이 전제조건을 충족시키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노 대통령은 "오늘은 독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고 말을 끊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프랑크푸르트 시청 방문 등 독일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후에 터키를 향해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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