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을 통일교육 학습장으로"

교육시민단체, 민족교육과 금강산 주제로 토론회 열어

등록 2005.04.16 04:19수정 2005.04.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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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남북 육로가 열린 이후 금강산 관광이 본격화되면서 금강산을 민족 통일교육의 학습장으로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50여명의 청중이 참가했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50여명의 청중이 참가했다 ⓒ 석희열

지난 15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정동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 세미나실. '민족교육 이념 재정립과 민족적 관점에서 금강산 새롭게 보기'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와 교육문화공간 '향', 통일연대 공동주최로 열려 참가자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먼저 정인숙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주제 발표를 통해 "금강산이 개방되자 연간 수십만 명이 오가고 최근엔 학생들도 수학여행을 금강산으로 가고 있다"며 "금강산 관광은 이제 자연 관광뿐만 아니라 통일을 앞당기는 올바른 민족의식, 역사의식을 담보하는 사업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관광객들로 하여금 금강산이 남북 교류의 상징임을 인식하고 올바른 역사의식, 민족의식, 통일의식을 갖게 해야 한다"며 "남북이 각자 다른 삶에 대한 존중과 장점을 보는 눈을 키우고 이해와 배려가 내재된 통일 실천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분단 극복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민족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재혁 통일연대 학술연구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일제 강점기 황국신민으로 부역했던 교사들은 해방이 되자 재빨리 숭미주의 진리관으로 무장하고 역대 독재정권 아래서 반공이념으로 민족을 분단 고착하는 데 노력 봉사했다"며 민족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교육 지침은 여전히 신분계급사회였던 조선조 규범인 예의 체계를 이상으로 하고 있다"며 "다카하시(일제시대 식민지 통치 철학체계를 세운 조선총독부 관료)의 충실한 제자들이 아직도 황국정신에 기초하여 교육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사회가 분명히 인식하고 '위대한 거부'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이미 발생한 계급구조와 국가권력의 밖으로 뛰쳐나가기 위한 역사적 실험을 포기한다면 모색된 통일국가는 광대한 정신병원이 되고 말 것"이라며 "따라서 남과 북의 이원체계의 틀을 변형하려는 역사적 실험으로 영구 분단론을 극복할 수 있는 폭넓은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 공동위원장은 "진정한 교육의 탐구는 협잡으로 미리 조작해 놓은 게임의 규칙에 대한 '위대한 거절'이 내재한다"면서 "민족 통일교육은 반공의 언어가 지배하고 있는 실제적 힘을 깨뜨려 이미 규정된 사실들에서 이득을 챙기는 사람들의 언어와 다른 새로운 언어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지정토론자로 나선 문래중학교 현원일 교사는 "아이들의 정체성 고민은 나와 민족의 관계를 깨닫는 작업, 역사를 통해 민족의 실체를 알고 나를 확인하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정체성은 민족의 역사와 결합되어 그 실재를 얻을 수 있다는 것.

현 교사는 "민족교육 과정은 우리를 중심으로 이웃과 세계를 통합해 가는 관점과 방향으로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남북 및 동포 문제를 통해 민족 문제의 본질을 알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시대 민족교육의 대안을 찾기 위해 마련된 '민족의 진로와 금강산이 여는 길' 연속 토론회는 오는 12월까지 교육문화공간 '향'을 비롯한 교육시민단체 주최로 매달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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