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과 대치하던 용역직원 1명 화염병 맞아 숨져

오산 수청동 주민들 "방어용" 주장... 경찰 "전원 사법처리 방침"

등록 2005.04.16 19:14수정 2005.04.1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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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택지개발지구 안에 살면서 퇴거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주민들이 시위 도중 화염병을 던져 용역회사 직원 1명이 불에 타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6일 오후 3시 30분경 경기도 오산시 수청동 택지개발지역 내 빌라 7세대 주민들과 전국철거민연합회(이하 전철연) 회원 20여명이 이 빌라 옥상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현장에 접근하려던 용역회사 직원에게 화염병과 시너를 던져 20대 용역회사 직원 1명이 숨지고, 2명은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다른 1명은 주민들이 고무줄 총에 매달아 던진 골프공에 맞아 코뼈가 부러졌다.

경찰 2개 중대는 시위 진압과 사체 수습을 위해 접근을 시도했으나 시위가 점차 가열되어 1시간여가 지난 뒤에나 현장에서 불 타 숨진 직원의 사체를 수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은 최근 주택공사가 실시한 보상과 철거에 항의하기 위해 16일 새벽 2시경부터 빌라 옥상에 올라가 오전 8시부터 경찰과 대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석원 전국철거민연합회 연대사업국장은 "경찰과 용역직원들이 오산 수청동 주민들을 무리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고"라며 "경찰과 용역직원들은 법적 수단을 동원하지도 않은 채 모든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무조건 주민들을 끌어내려했다"고 주장했다.

또 장석원 연대사업국장은 "분명히 주민들이 경찰과 용역직원들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그들이 무리하게 다가왔다"며 "경찰과 용역직원들은 수청동 주민들이 화염병을 던져 살인행위를 한 것처럼 말하지만 경고성으로 던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고로 생명을 잃은 용역직원에게는 안됐다는 생각이라는 장 국장은 긴급회의를 거쳐 조만간 전국철거민협의회 명의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산 수청동 현장에는 이 지역주민들과 경찰이 11시간째 대치 중이며 경찰 관계자는 조속한 시위진압으로 이들을 모두 연행, 사법처리할 방침임으로 시사했다.

한편, 전국철거민연합회 인터넷사이트는 16일 오후 2시 현재 "주거권을 요구하며 가열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오산 수청동 철대위에 경찰병력과 철거깡패 400여명이 지역을 봉쇄시킨 채 침탈하려 하고 있다"며 "각 단위에서 연대해 현장상황을 주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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