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은 장애인 차별의 날?

[현장] 차별철폐 투쟁 결의 대회 후 마포대교서 경찰과 대치

등록 2005.04.20 23:40수정 2005.04.21 21:17
0
원고료로 응원
a 20일 '4.20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 결의 대회' 후 마포대교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가 저녁 8시 20분경 정리집회 뒤 이동하려는 순간 경찰이 김도현 장애인인권연대 정책국장(가운데)을 갑자기 연행하려 하며 다시 충돌이 발생했다. 폭이 채 3미터도 안 되는 좁은 인도에서 수십명이 엉키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20일 '4.20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 결의 대회' 후 마포대교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가 저녁 8시 20분경 정리집회 뒤 이동하려는 순간 경찰이 김도현 장애인인권연대 정책국장(가운데)을 갑자기 연행하려 하며 다시 충돌이 발생했다. 폭이 채 3미터도 안 되는 좁은 인도에서 수십명이 엉키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 김덕련

"인간답게 살자는데 장애인 차별 웬말이냐. 폭력경찰 물러나라!"

장애인의 날인 20일 마포대교 위에서는 오후 5시 20분경부터 저녁 8시 20분경까지 약 3시간 동안 차별 철폐를 부르짖는 장애인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마포구 공덕동 로터리에서 열린 4.20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뒤 오후 4시가 넘어서면서 국회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오후 5시 20분경 마포대교 위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마포대교 위에서 행진을 막은 경찰은 시위대를 겹겹이 포위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경찰 병력은 계속 증가됐다. 마포대교의 전 차로는 시위대와 경찰로 가득 메워졌다.

시위대를 포위한 경찰은 참가자들을 한 사람씩 포위망 바깥으로 끌어냈고 바깥으로 끌려나온 이들 중 일부는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져 안경이 깨지고 얼굴에 상처를 입는 사람들도 목격됐다.

공덕동 로터리 집회 당시 1000여명에 달하던 시위대는 일부가 연행되고 일부는 경찰에 의해 해산돼 저녁 8시경에는 2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양쪽 대치 중 위험한 상황 발생하기도


시위대는 "연행자 석방하라!", "차별을 철폐해야 할 장애인의 날에 이렇게 폭력을 행사해도 되느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맞섰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집회에 참여한 장애여성모임 '공감' 대표 박영희씨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철폐해야 할 날에 장애인들이 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시위대는 저녁 8시 10분부터 10분간 대교 위에서 정리집회를 한 뒤 해산하려고 했다. 그러나 정리집회를 마친 시위대가 여의도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한 순간 난간 쪽에 있던 경찰들이 시위에 참여했던 김도현 장애인이동권연대 정책국장을 연행하려 하면서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김 국장을 경찰이 강제연행하려 하자 6~7명의 시위대가 이를 말렸고, 그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정리집회를 마치고 인도로 걸어가는 사람을 왜 강제연행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폭이 채 3m도 안 되는 좁은 인도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엉켰다. 이 과정에서 김 국장이 강제연행을 시도하며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경찰에 항의하며 난간 쪽으로 몸을 향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결국 경찰은 강제연행을 포기하고 김 국장을 풀어주었다.

이후 시위대는 여의도 공원 방향으로 향했으나 밤 8시 45분경 여의도 <국민일보> 건물 앞에서 경찰에 의해 다시 가로막혔다. 시위대는 결국 그 자리에서 경찰에 둘러싸인 채 밤 9시경까지 정리집회를 한 뒤 해산했다.

한편 이날 연행된 80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은 서울시내의 주요 경찰서에 분산돼 조사받고 있으며 시위 주체 쪽은 각 경찰서를 항의방문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탐욕스러운 기업이 만든 비극... 괴물을 낳은 엄마 탐욕스러운 기업이 만든 비극... 괴물을 낳은 엄마
  5. 5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