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한 분이 이 호암지 길 구석구석에 쓰레기를 줍고 있습니다. 구부정한 할머니였지만, 그 모습은 어쩌면 호암지에 핀 꽃들보다 더 멋지고 아름답지 않나 싶었습니다.권성권
“할머니 수고하시네요?”
“뭘요. 나만 하는 게 아니라 다들 하는데요.”
“그래도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
“늙은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뭐 있겠어요. 이거라도 하면 그저 좋지요.”
“그러게요. 근데 쓰레기는 많이 나오나요?”
“그럼요. 매번 토요일마다 도는데 그때마다 많이씩 나와요.”
“제가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아니, 뭐하려구요.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닌데….”
“그냥, 할머니 모습이 곱고 아름다워서요.”
구부정하게 걷고 있었지만 쓰레기 줍는 그 할머니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멋진 개나리에, 불그스레한 사과 꽃에, 그리고 새하얀 벚꽃이 활짝 피어 더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 할머니들이 있는 까닭이 아니겠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할머니들 손길은 어쩌면 그 꽃들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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