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추연만
빨간 앵두가 촘촘히 달린 나무가 옆 집 대문 앞에 서 있는 걸 보았다. 7년을 같은 동네에 살아도 옆집 앵두나무를 본 건 올 해가 처음이다.
탱글탱글한 빨간 앵두는 오가는 눈길을 머물게 할 뿐 아니라 특이한 맛으로 구경꾼의 입안을 침으로 가득 고이게 한다. 눈치를 살피며 슬쩍 한 알 따 먹으며 말을 붙인다.
“할머니, 앵두가 다 익어 땅에 떨어지려는데 안 땁니까?”
“먹을 사람이 있어야지. 요즘 어린애들은 앵두 맛을 모르나봐.”
한 알씩 따 입에 넣은 앵두 맛은 ‘새콤달콤’ 그 자체였다. 시골서 자란 이들은 앵두에 대한 추억이 남다르다. 앵두나무는 고향마을에 한 집 건너 한 나무씩 있을 만큼 많이 있었고 물가에 심은 ‘물앵두’는 알도 굵고 맛도 더 달콤해 동네 아이들은 먼저 따먹을 나무로 ‘찜’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