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섬. 물 시간을 맞추면 걸어서 갈 수 있다.김동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마을로 돌아오는 시간은 짧은 시간이지만 더 푸르고 진한 소매물도의 바다를 만날 수 있었다. 더 높고 날카로운 절벽들도 만날 수 있었다. 시간이 없어 소매물도 보트 투어를 못했지만 아름다운 숨은 비경을 보려면 꼭 한 번은 해 봐야 할 것 같다.
바람이 마을 쪽을 향해 불고 하늘이 물들고 깜깜해질 때 마을에서는 다른 즐거움들이 기다린다. 이름도 모르고 처음 봤지만 같은 곳을 왔다는 것만으로 친해진 사람들과의 즐거운 저녁식사, 한쪽 팀에서 고기를 준비하고 우리는 매운탕을 준비하고 도란도란 모여 소라를 구워 먹으며 이야기하는 즐거움이 있다. 주인집 아저씨, 할머니와 마을 사람들도 모두들 살갑게 우리를 대해준다.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도 여행의 느낌을 좋게 하는 건 분명하다.
"다음에 올 때는 이렇게 붐빌 때 말고 연휴, 여름 휴가 이럴 때 말고 와요. 그래야 더 좋아요. 이렇게 많이 오면 누가 누군지도 기억도 못하고 잘 챙겨주지도 못한다니까요."
추운 바람에 몸을 녹이기 충분한 국화차를 넉넉히 주시면서 아주머니께서 말을 건다.
"가을에 와요. 국화가 정말 예쁘게 피면 정말 장관이에요. 이 차에 들어 있는 국화도 다 등대섬에서 따서 말린 거예요."
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할머니 한 분이 사람들을 향해 이야기한다.
"수고했어. 이런 불편한 데 와서 있다 가느라고."
지나가는 민박집 주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여행의 끝을 장식한다. 그들의 마음으로 내 여행의 끝은 아름답게 물들었다. 자연이나 사람이나 모두 아름다운 섬, 그곳이 바로 소매물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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