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는 산악승마와 함께 하세요

예산군 대술면 OK 목장 허영택, 이진숙 씨 부부

등록 2005.07.11 14:27수정 2005.07.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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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개망초가 피어 있는 마전리 산기슭을 들어서고 있는 산악승마인들

개망초가 피어 있는 마전리 산기슭을 들어서고 있는 산악승마인들 ⓒ 윤형권


승마장이나 평지에서 말을 타는 일반적인 승마와 달리 산속에서 말을 타는 것을 ‘산악승마’라고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승마는 끝없이 펼쳐진 넓은 초원에서 말을 타고 쏜살같이 달리는 모습을 연상한다. 말을 타고 광활한 초원을 힘차게 달리는 모습은 시원하고도 씩씩한 기상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말을 타고 산길을 달리는 기분은 어떨까? 산비탈을 박차고 올라 소나무, 도토리나무 나뭇잎이 목덜미를 스칠 때 뿜어내는 향긋한 풀냄새를 맡으며 산등성이를 달리는 산악승마.

고구려 벽화 중 하나인 수렵도에는 말을 타고 양손으로 활을 쏘는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모습은 마치 말과 사람이 한 몸이 된 것처럼 보인다. 정말 신기에 가까운 말 다루기다. 고구려의 과하마(果下馬)는 체구가 작지만 엄청난 기동력을 갖고 있어 산악지형에는 최고였다. 이웃 중국에서도 고구려의 과하마를 탐냈다는 것이 기록에 나온다. 어쩌면 고구려의 말이 광개토대왕의 영토확장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렇듯 동아시아를 주름잡던 우리의 산악승마는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최근에야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a OK목장 이진숙 씨의 9살짜리 챔프

OK목장 이진숙 씨의 9살짜리 챔프 ⓒ 윤형권


산세가 좋아 인물이 많이 나기로 유명한 충남 예산군 대술면 마전리. 높지도 얕지도 않은 산들이 옹기종기 모여 저마다 의미 있는 형상으로 살아있다. 이곳 마전리에는 3년 전부터 말을 탄 고구려의 후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OK목장’이라는 2만 7천 평의 승마장을 운영하는 허영택(54세) 씨와 이진숙(54세) 씨 부부. 이들은 6년 전 부천에 살 때 승마를 시작했다가 말에게 마음을 홀딱 뺏겨서 말과 평생을 같이 하기로 하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으로 무작정 내려와 승마장을 열었다. 말이 좋아서 승마장을 열었지 돈을 벌려는 아니라고 한다.

어느 승마장에서나 다들 말을 타는 즐거움을 말하지만 이곳은 좀 특별한 데가 있다. 그것은 승마장에서 약 30㎞나 되는 산길을 말을 타고 달릴 수 있다는 자연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말은 좁은 오솔길이면 다닐 수 있어요. 요리조리 나무를 피해 다니는 재미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날 길이 없을 정도”라고 OK목장 주인인 허씨는 산악승마의 재미를 말한다. 말은 가파른 산일지라도 오를 때는 단숨에 오르는 힘을 갖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좁거나 높은 산비탈도 말을 타고 쉽게 오를 수 있어서 산불감시 및 예방활동도 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 승마장에서 말을 타고 있는 예산읍내에 사는 이모씨는 “승마를 하고 나서부터는 배가 쑥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위장과 대장이 튼튼해졌고 디스크 질환이 나았다”고 한다. 승마는 척추를 바르게 해주고, 상하체를 고르게 발달시켜주는 훌륭한 운동으로 알려졌다.


a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 OK목장 주인인 허영택 씨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 OK목장 주인인 허영택 씨 ⓒ 윤형권

a 산속으로 들어가는 말과 사람들.

산속으로 들어가는 말과 사람들. ⓒ 윤형권

허씨네 승마장의 승마코스는 예산군 대술면의 하천리, 마전리 그리고 시왕리 등 3개리의 약 30㎞거리의 야산을 4시간 동안 도는 A코스, 마을 뚝방과 오솔길을 1시간 30분정도 도는 B코스, 그리고 초보자들이 탈 수 있는 승마장에서의 C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비용은 A, B, C 코스별로 각각 8만원, 5만원, 3만원이다.

초보자는 운동장을 도는 C코스에서 연습을 해야 한다. 하루 C코스는 하루 종일 타도된다. 일반성인의 경우 승마를 전혀 해보지 않은 초보자라도 C코스에서 하루 정도 연습하고 그 이튿날이면 B코스 정도는 탈 수 있다. A코스는 3개월 이상 말을 타본 사람들이라야 가능하다.


허씨네 승마장에는 모두 16필의 말이 있다. 또 20인정도가 묶을 수 있는 통나무집과 8명, 4명(1박 5만원)이 숙박을 하면서 승마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승마장을 이용하는 요금도 저렴해서 가족들이 함께 묶으면서 말을 배우고 산악 승마를 할 수 있기에는 더 없이 좋다. 올 여름 휴가를 맞아 가족들이 함께 말도 타면서 호연지기를 기르기도 하고, 가까운 덕산 온천도 있어서 남녀노소 좋은 여행코스라고 생각된다.

이곳 허씨네 승마장에는 주말이면 서울, 천안 수원 등에서 10여명이상이 산악승마를 즐기러 온다고 한다. “한번 산악 승마를 해본 사람들은 짜릿한 맛에 또 찾게 된다”고 한다. 허씨는 “제 꿈은 이곳에다 승마동호인 마을을 짓는 겁니다. 직장을 은퇴하고 전원생활과 승마를 하면서 여생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려는 분은 누구든지 환영”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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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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