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노조-사학 법인간 첫 단체교섭 나서

등록 2005.07.12 06:50

수정 2005.07.12 14:51

11일 오후 5시, 전교조 대전지부(지부장 성광진) 대회의실. 우리 교육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전국 최초로 전교조 소속 사립학교 교사들과 사립학교 법인 간에 단체교섭을 위한 실무협의회가 진행된 것.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교조 대전지부는 지난 2002년 4월 29일 사립학교 법인을 대상으로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단체교섭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사립학교 법인은 교섭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사립학교 교사들에게 교섭 거부 및 해태를 하여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을 받아야 했다.

지난 3년 3개월여 동안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실무협의는 지역 언론에 집중 조명되었고, 시종일관 열띤 공방을 거듭하며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이날 단체교섭을 위한 첫 실무협의에는 전교조측 대표위원으로 신정섭 대전지부 정책실장을 비롯한 5명의 위원이 나섰다. 사측 대표로는 대전대신학원 이강풍 이사를 포함하여 21개 법인 이사장의 위임을 받은 교장, 교감, 이사, 행정실장 등 21명 전원이 참석했다.

이 날 실무협의는 사립교사측이 마련한 14개 조항의 실무협의안을 놓고 중점 논의했다. 이에 대해 사학법인측은 실무협의안이 전교조 측의 일방적인 안이라며 법인측 자체안을 만들어 1개월 후에 2차 협의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여러 차례 수정안을 내는 등 수차례 정회를 거듭,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협의를 계속했다. 오후 5시에 시작한 협의회는 장장 8시간 동안 마라톤 협의 끝에 1차 실무 합의서를 도출하고 양측은 역사적인 서명을 했다.

이번 실무협의는 전국 최초로 법적 요건을 제대로 갖추고 성사되었다는 측면에서 그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앞둔 시점에서 사학의 투명성 확보와 민주화에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라며, "모범적인 단체교섭을 창출하여 교육의 공공성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오는 7월 21일 오후 5시에 2차 실무협의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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