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 속 두 시간 여행

[잉걸아빠가 사는 법 8] 서울시청에서 남대문시장까지 걷다

등록 2005.07.27 17:15수정 2005.07.2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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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26일(火) 오후. 잉걸아빠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벌일 토론과제 당사자, '세바스티앙 살가도(SEBASTIAO SALGADO)' 사진전을 취재하고 서울시청에서 남대문시장까지, 불볕 아래 비지땀을 흘리며 걸어봤다. 이 더위에 대체 서울 중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거리 풍경은 어떤지 내게 주어진 두 시간 동안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2005년 7월 26일(火) 오후 두 시부터 네 시까지 서울 한복판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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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시청 앞 잔디 광장 옆 놀이분수대. 물에 흠씬 젖은 아이들 표정에는 세상 걱정 따위 없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젊은 어머니들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상 걱정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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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잔디 광장 다른 쪽에서는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가 주최하는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숨이 턱에 받치는 더위 속에서도 유족회장 양순임 할머니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과 유족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울분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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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바로 오늘(27일), 1차 서울 전시회를 마치고 2차는 경북 경주역 광장(8/1-3), 3차는 전남광주 광천터미널 로비(8/5-7), 4차에는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로비(8/10-12)까지 강행군이란다. 이 더위에 할머니들 건강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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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남대문 둘레가 너무나 달라졌다. 사방 차도에 포위된 채 생뚱하고 초췌한 모습이었던 숭례문이 이제 그 위용을 맘껏 뽐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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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남대문을 중심으로 빙 돌아 잔디밭이 폭신폭신 깔렸고 작은 공원처럼 꾸며진 것은 물론, 사람 다니는 길로 바로 이어져 언제든 시민들이 가까이 가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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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좁은 지역을 최대로 활용한 조경이 칭찬할 만하다. 드넓지는 않지만 가을바람 불 때 연인과 잔디에 앉아 밀어를 나눈대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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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남대문시장 제1문 왼쪽으로 늘어선 카메라 전문 상점들 가운데 한 집인 대광카메라. 작년에 비해 30%나 매출이 줄었다며 박용해 점장은 한숨을 쉰다. 그나마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증가하는 바람에 밥은 먹는다고. 이 동네 오면 모든 카메라를 시중에서 저렴하다는 값보다 5% 이상 싸게 살 수 있으니 꼭 써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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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환

카메라 상점들 줄서기가 끝나면 장신구 상점들이 즐비하다. 그 가운데 한 집. 안에 들어가 보니 소규모 사장들이 모여 함께 장사하는 구조다.

a 동남아시아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이라는 장신구들

동남아시아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이라는 장신구들 ⓒ 이동환

'하나숍' 김택민 사장은 작년에 비해 40% 이상 줄어든 매출 때문에 모두 큰 걱정이라고 한다. 그나마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는 물량 때문에 먹고 산다고.

a 중년 여성들은 이렇게 화려한 원색 장신구를 좋아하나요?

중년 여성들은 이렇게 화려한 원색 장신구를 좋아하나요? ⓒ 이동환

중년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신구를 묻자 화려한 원색 상자를 보여준다. 여기까지 온 김에 잉걸엄마에게 하나 사주려고 했는데 도저히 고를 수가 없어서 포기했다. 우리 <오마이뉴스>에 별꽃 같은 아주머니 기자님들 댓글 달아주세요. 정말, 중년 여성들이 좋아하는 색상과 모양인가요?

덧붙이는 글 |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땀을 닦으면서 갑자기 김승옥의 소설 <서울 1964년 겨울>이 떠올랐습니다. 백화점 옆 지하도 들머리에서 힘겹게 노래하며, 땀 흘리던 장애인을 봐서 그런가봅니다. 땡볕 아래 일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히, 힘내시라는 말씀 전합니다.

덧붙이는 글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땀을 닦으면서 갑자기 김승옥의 소설 <서울 1964년 겨울>이 떠올랐습니다. 백화점 옆 지하도 들머리에서 힘겹게 노래하며, 땀 흘리던 장애인을 봐서 그런가봅니다. 땡볕 아래 일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히, 힘내시라는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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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커서 '얼큰샘'으로 통하는 이동환은 논술강사로, 현재 안양시 평촌 <씨알논술학당> 대표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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