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빙하곁으로 피서 떠나 볼까요?

발트해 기행<2> 노르웨이 요스테달 빙하를 가다

등록 2005.08.09 02:22수정 2005.08.10 10:45
0
원고료로 응원
a 햇빛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욱더 푸르러지는 요스테달의 빙하

햇빛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욱더 푸르러지는 요스테달의 빙하 ⓒ 한석종


a 빙하밑에 잠시 서 있으면 작년에 난  땀띠 자국마저 다 가시느니

빙하밑에 잠시 서 있으면 작년에 난 땀띠 자국마저 다 가시느니 ⓒ 한석종

수수만년
세월이 쌓이고 쌓여
시퍼렇게 멍든 덩어리

그토록 단단한 가슴
사람들의 성화에
허무하게 허물어지노니


내 눈물이 마르면
세상인심 다 마를지라

- <빙하의 눈물> 한석종


노르웨이는 피오르드와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나라이다. 국토의 1/3 이상이 북극권에 위치하고 있고 국토의 80%가 산악지대로 형성되어 있다.

또한 유럽 최대 면적의 요스테달 빙하를 시작으로 수많은 빙하가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이러한 빙하로 형성된 피오르드가 절경을 이루고 있어 여름철이면 세계 곳곳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관련
기사
- 삼복더위에 끝없는 설원을 날다

빙하는 세월을 먹고 산다. 수수만년 영겁의 세월 동안 눈이 쌓이고 쌓여 비로소 거대한 얼음덩이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즈음 요스테달 빙하는 지구 온난화로 지난 세월을 허무하게 녹이고 있었다.


7월 26일 아침 요스테달 빙하를 보러 간다는 인솔자의 말에 두터운 점퍼를 챙겨 입고 올라 갔다가 햇볕이 얼마나 뜨거웠던지 하마터면 땀띠가 날 뻔했다. 하지만 요스테달 빙하 밑에 몸을 묻으니 푸른 빙하 기운이 온 몸에 스며들어 작년에 났던 땀띠 자국마저 다 지워낸 느낌이 들었다.

노르웨이 브릭스달은 유럽에서 가장 큰 빙원이 형성된 곳이다. 이곳의 빙하의 빛깔은 순백색이 아니고 서슬 퍼런 푸른 기운이 감돈다. 햇빛의 여러 색깔 중 파란색을 빙하가 흡수하지 못해서 푸른색을 띠게 된다고 한다. 브릭스달에 도착하면 산길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가 대기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하여 15분 정도 오르면 요스테달의 거대한 빙하를 만날 수 있다.


요스테달 빙하에 오르면 곳곳에 푯말이 붙어 있는데 이는 긴 세월 동안 브릭스달 빙하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으며 지구 환경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워준다.

1820년대에 빙하가 덮여 있던 곳, 조금 더 올라가 1880년대에 빙하가 덮여 있던 곳 등 여러 개의 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해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면서 빙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300m 넘게 뻗었던 빙하는 지구 온난화로 90년대 중반에는 220m까지 줄어들었다고 하며,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해마다 50m씩 줄어들고 있어 10년 뒤에는 영원히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내가 크리스털처럼 투명하고 영롱한 푸른 빙산의 기운을 만끽하고 있을 즈음, 옆에 어느 팀은 빙산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함께 따라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으나 이를 어쩌랴! 등반 장비가 내게는 없는 것을.

밧줄을 잡고 빙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라만 보다가 오르는 사람들의 행렬이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처럼 느껴져 쓴웃음을 지으며 다음 일정(피오르드)을 향하여 아쉬움을 달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a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빙하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빙하 ⓒ 한석종


a 저멀리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빙산의 일각처럼 보인다

저멀리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빙산의 일각처럼 보인다 ⓒ 한석종


a 저 푸른 빛의 빙하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겠지!

저 푸른 빛의 빙하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겠지! ⓒ 한석종


a 지구 온난화로 연신 허무하게 허물어지는 빙하

지구 온난화로 연신 허무하게 허물어지는 빙하 ⓒ 한석종


a 빙하가 녹아 장쾌한 폭포를 이루었지만 거대한 폭포를 이룰수록 빙하는 일찍 사라질터이니

빙하가 녹아 장쾌한 폭포를 이루었지만 거대한 폭포를 이룰수록 빙하는 일찍 사라질터이니 ⓒ 한석종


a 빙하가 녹아 폭포를 이루었다. 이를 마냥 반겨야만 할런지...

빙하가 녹아 폭포를 이루었다. 이를 마냥 반겨야만 할런지... ⓒ 한석종


a 빙하 가까이에 이르면 눈 덮인 협곡이 자주 나타난다

빙하 가까이에 이르면 눈 덮인 협곡이 자주 나타난다 ⓒ 한석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4. 4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5. 5 '검찰 유도신문' 녹음 파일 통했나... "최재영 청탁금지법 기소" 결론 '검찰 유도신문' 녹음 파일 통했나... "최재영 청탁금지법 기소" 결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