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회는 파렴치범 아니다... 오히려 상 줘야 할 사람"

[인터뷰] 구속기소 앞둔 박인회씨 변호인 강신옥 변호사

등록 2005.08.12 15:46수정 2005.08.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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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강신옥 변호사

강신옥 변호사 ⓒ 권우성

"상을 줘야할 사람을 구속기소 한다고?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행위다."

'삼성 X파일' 도청자료를 MBC에 제보했던 재미교포 박인회(구속)씨 담당 변호인인 강신옥 변호사의 주장이다.

강 변호사는 12일 서울중앙지검 도청특별수사팀이 다음주 박씨를 구속기소할 것이라는 소식에 "용기 있게 자료를 제보했던 사람에게 칭찬은 하지 못할망정 법정구속을 하다니, 사회정의가 살아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오는 17일 공갈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지난 99년 옛 안기부의 불법도청 테이프 등을 갖고 삼성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도청테이프를 유출했던 전 안기부 미림팀장 공운영씨와 박씨, 공씨를 박씨에게 소개시켜준 임병출씨 세 사람이 이번 사건을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검찰의 입장에 대해 강 변호사는 "박씨는 공씨와 임씨의 심부름으로 대리인 역할을 했을 뿐 주범이 아니다"고 주장한 뒤 "물론 대리인 역할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강 변호사는 "이보다 이번 제보를 통해 국정원이 불법도청을 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졌을 뿐 아니라 홍석현 주미대사가 옷을 벗는 등 큰 일이 일어났다"며 "우리 사회가 이같은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에서 강 변호사가 가장 불만인 곳은 바로 언론이다. 그는 "언론들이 삼성이 잘못한 내용은 다루지 않으면서 박인회는 큰 활자로 '삼성협박 안되니까 MBC에 테이프 넘겨'라고 하는 등 파렴치범으로 몰았다"고 말했다.


언론에서 박씨가 파렴치범으로 몰리는 것과 관련해 "검찰에서 공개해서는 안되는 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며 "이는 피의사실 공표 금지 조항에 위배된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지난 10일 박씨를 만났다는 강 변호사는 "박씨는 현재 무척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며 "큰 맘 먹고 제보했는데 파렴치범이 된 것에 맘이 좋지 못하다"고 전했다.


주변 친구들조차 '왜 사건을 맡았냐'고 면박을 준다는 강 변호사는 "그러나 모든 것은 재판장에서 가려질 것"이라며 "김재규 사건을 맡았을 때 기분이다, 전두환 정권 때 김재규를 파렴치범으로 몰지 않았나"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강 변호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고 김재규씨의 변호를 맡은바 있다. 그는 74년 민청학련 사건의 변호인을 맡았다가 법정 구속될 정도로 유신시대 대표적인 인권변호사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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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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