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트럭압사사건] 미군당국 재판권 포기할까

오는 23일까지 미군측 답변 없으면 우리 나라가 재판권 행사

등록 2005.08.17 21:55수정 2005.08.18 10:33
0
원고료로 응원
‘미군 트럭 압사사건’에 대한 미군당국의 재판권 포기 시한을 6일 앞두고 있는 지난 17일, ‘주한미군 대형트럭 압사사건 진상규명투쟁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오전 11시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당국의 재판권 포기를 촉구했다.

“재판권 행사 여부는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

a 8월 17일 용산미군기지 1번 Gate 앞에서 가진 미군당국 재판권 포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8월 17일 용산미군기지 1번 Gate 앞에서 가진 미군당국 재판권 포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 미군트럭압사비대위

이날 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재판권이 미군당국에 주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진상 규명조차 어려운 데다, 2002년 ‘미군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이하 ‘여중생 사건’) 당시 미군당국이 재판권 포기를 거부한 뒤 결국 미 군사법원에서 무죄 평결을 내린 선례를 보았을 때 미군당국에 재판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미국 대통령까지 유감을 표명한 사건에 대해 우리 나라가 재판권을 행사하느냐 마느냐는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지난 7월 26일 여중생 사건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미군당국에 1차적 재판권 포기를 요청한 바 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르면 미군당국은 법무부로부터 재판권 포기를 요청받은 후 28일 내에 답변을 해야 하고, 14일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만일 미군당국이 재판권 포기 의사를 밝히거나 기한 내에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우리 나라가 재판권을 행사하게 된다.

그에 따라 이번 사건의 경우 미군당국은 1차로 8월 23일, 기한 연장시 늦어도 9월 6일까지는 답변을 해야 한다. 지난 여중생 사건 당시 미군당국이 1차 포기 시한 당일 재판권 포기 거부 의사를 밝힌 선례를 보자면 이번에도 1차 기한인 8월 23일 공식 입장을 밝힐 공산이 크다.

미군당국, 재판권 포기에 신중한 모습

이에 대해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 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2002년 겨울, 여중생 사건에 대한 미 군사법원의 무죄 평결로 전국적인 반미시위가 거세게 일어나면서 외교적 문제로까지 비화된 것을 떠올리자면 미군당국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a 용산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선 비대위 강홍구 대표

용산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선 비대위 강홍구 대표 ⓒ 미군트럭압사비대위

그래서인지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 7월 8일 재판권과 관련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미 국방부에서 발행하는 신문인 성조지에서 미군당국이 공무증명서를 발급한 것을 두고 ‘재판권이 미군당국에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비록 미국이 일차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양국 모두가 해당 사건에 대해 공히 경합된 재판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

이제 공은 미군당국에게로 넘어갔다. 여중생 사건 때와 같이 끝내 재판권 포기를 거부할 것인지, 아니면 사상 처음으로 재판권을 포기할 것인지 며칠 후면 알게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만일 이번에 또 다시 미군당국이 재판권 포기를 거부한다면 우리 나라의 사법 주권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을 거라는 점이다. 또한 국민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우리 나라 국민이, 그것도 많은 의혹 속에 목숨을 잃었음에도 당연히 행사해야 할 재판권조차 미측의 허락을 구하며 애태워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편, 비대위는 8월 17일부터 재판권 포기 시한인 8월 23일까지 매일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용산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한미군 홈페이지(http://www.usfk.or.kr)에 재판권 포기를 촉구하는 항의성 글을 올리는 ‘사이버 시위’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자세한 내용은 비대위 홈페이지 (http://us-truck.cyworld.com) 를 참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자세한 내용은 비대위 홈페이지 (http://us-truck.cyworld.com) 를 참조 바랍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3. 3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4. 4 국방부의 놀라운 배짱... 지난 1월에 그들이 벌인 일 국방부의 놀라운 배짱... 지난 1월에 그들이 벌인 일
  5. 5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