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공원 내 호수의 풍경이 마치 여름 해수욕장의 해변가를 연상케 한다.유영수
날은 제대로 잡은 듯하다. 지난 토요일(20일) 아침에 출근할 때 베란다에 나서니 하늘에 떠 있는 각양각색의 구름 모양이 얼마나 예쁘던지, 다시 집으로 들어가 카메라를 들고 나오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을 정도였다. 층층이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집을 지어 놓은 듯 멋진 구름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수채화처럼 그려내고 있었던 것이다.
예상보다 퇴근시간이 일러질 것 같아지면서 나는 온 몸이 근질근질해져 퇴근 후의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몸은 지치고 힘들었지만 하늘이 선사한 저 아름다운 광경을 카메라에 담지 않는다면 그건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후 3시경 퇴근 후 바로 집으로 가서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차에 탔다. 비록 퇴근 후 잠시 짬을 내었을 뿐이지만, 오롯이 사진을 찍기 위해 길을 나선다는 게 나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