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 그럼 한나라당 혁신안의 결말에 대해 비판적인가.
"자세히 공부할 겨를은 없었는데, 열심히 준비하고 논의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그 혁신안은 지금 수준의 혁신안일 것이다. 본격적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 때는 보다 본격적인 혁신 과정을 겪을 것으로 본다. 지도체제, 대표임기 등은 정말 사소한 문제다. 국민들에게 심판받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지금 정도의 혁신을 갖고 과거의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나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스스로 보수를 자처하는 데, 국민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한나라당이 과연 보수를 자처해야 되는지 치열한 논쟁이 있어야 한다."
- 한나라당이 보수 간판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인가.
"영국 보수당은 자본주의 폐해에 대한 사회주의의 강력한 도전에 대해 자본주의를 지키자고 한 것이다. 우리의 보수 개념은 영국처럼 시장경제를 지키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의 보수의 대항개념이 개혁인데, 이 개혁은 독재타도하고 민주화하자는 것이고, 냉전체제 타파하고 평화화해로 가자는 것이고, 또 정경유착·부정부패 타파하고 깨끗한 정치 하자는 것이다. (웃으며) 그런데 이에 대해 보수하자고 하는 것은 군사체제, 정경유착체제, 냉전체제 지킨다는 것밖에 안된다. 그러니까 보수에 꼴통이라는 말이 따라 붙는 것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보수주의를 계속 표방하는 한 한나라당은 보수 꼴통으로 인식이 남는 것이다."
- 그럼 한나라당이 어떤 색채로 변해야 한다고 보는가.
"나는 분명코, 단호하게 얘기하는데, 한나라당은 보수주의 표방하면 안된다. 개혁이다. 개혁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무슨 개혁인가. 세계화라는, 정보화라는, 기술혁신이라는 조류를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열린우리당이 개혁 아니냐고 하는데, 그쪽은 낡은 진보다. 그야말로 꼴통진보다. 1980년대에 멋모르고 군사정권 타파하려고 사회주의 체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시장경제를 부정한다든가, 또 광주 항쟁 이후 한미동맹 타파해야 한다든지, 심지어는 주체사상을 무기로 쓴다든지. 그런데 진보라는 탈을 쓴 이념들이 얼마나 보수적이고 꼴통인가. 그런데 그 이념을 이어받은 것이 열린우리당이다.
한나라당은 산업화, 민주화를 이끈 경험과 자산이 있다. 과거 부정적인 부분을 깨고 앞으로 나갈 잠재력이 있다. 그런데 지금 이것 갖고는 안된다. 환골탈태해야 한다. 거기에는 거기에 걸 맞는 새 리더십이 형성돼야 한다."
- 한나라당의 새 리더십을 얘기했는데, 출사표를 던지는 것 같다.
"아니다. 나는 내년 6월 30일까지 경기도지사로서 일한다. 워낙 경기도가 중요하니까."
- 중부권 신당에 대해 전망한다면?
"지금 현재의 당들이 국민적 요구를 다 수용 못하니까, 큰 강이 논을 다 적셔주지 못하니까 샛강을 찾는 것인데, 그런 대목에서 우리 정치가 반성해야 될 대목이다. '중부권'이라는 지역이 앞에 붙는데 그건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미래를 지향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
"나라를 위해서는 어떤 곳에서든 몸 바쳐 열심히 하겠다"
- '평화경영정책' 제안 등 최근 행보가 이명박 서울시장에 밀리는 상황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평화축전 준비는 2년 전부터 했다. 이 시장, 박 대표 의식 없이 한 것이다. 임진각에 평화누리 짓는 것은 1년 반 전에 시작했다. 우리나라 평화체제 구축 위해 인프라 만드는 것이다."
- 박근혜 대표는 당을 장악했고,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성공 등으로 앞서가고 있다. 혹시 조바심이 나지 않나. 지지도도 상대적으로 많이 뒤쳐져 있다.
"지금 대선 캠페인이 시작됐나. 나는 지금 경기도지사 일을 하고 있다. 대선 레이스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뭘…."
- 한편으로는 이명박 시장도 그렇고, 손 지사 역시 자치단체장을 정치적으로 다음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주사급 도지사를 해야되겠구만. 도지사를 직접 선출하는 것은 중앙정부가 하지 못하는 것을 새롭게 찾아서 하라는 취지 아닌가. 나는 거기에 충실했다."
- 정치학자, 정치인, 자치단체장 등 이젠 대권 후보군에 들어있다. 어떤 역할이 자신과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나는 여러 경험 많이 했는데, 어느 위치에 있든 신명나게 했다. 나라를 위해서는 어떤 곳에서든 몸 바쳐 열심히 하겠다."
| | "헬기 오라고 해라" | | | |
| |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손학규 지사는 바쁘고 분주했다. 오전 7시30분에 '도권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폐지 반대 결의 시장군수 조찬간담회'와 10시 제4차 한상대회에 참석한 뒤 11시20분에 인터뷰장에 나타난 손 지사는 다음 일정을 위해 곧바로 짙은 하늘색 점퍼로 갈아 입었다. 인터뷰 다음 스케쥴은 오후 1시30분에 의정부에서 열리는 경기북부상공회의소 준공식 참석이었다.
1시간20분 정도 진행된 인터뷰중에도 그는 거의 쉬지 않고 정열적으로 많은 얘기를 했다. 12시10분 쯤 되자 그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라니 헬기를 오라고 하라"고 지시했다. 1시까지는 식사도 하고, 대화도 충분히 하자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터뷰 장소인 고양에서 1시간10분 정도 걸리는 의정부 행사에 늦는다는 것이었다. "식당에 미리 주문을 해놓으라"고도 했다.
12시40분이 넘어서 인터뷰가 끝났다. 출발예정 시각인 1시까지 20분이 채 안 남았다. 중식당에서 그가 주문한 것은 짜장밥이었다. 빨리 먹고 가겠다는 것이었다.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그는 이재율 경기도 투자진흥관으로부터 보고를 들으면서 관련 일정을 자신의 수첩에 직접 일일히 메모했다. 이어 인터뷰에서 못다한 얘기도 계속했다.
빠르게, 남김없이 짜장밥을 비운 그는 곧바로 일어섰다. 남은 사람들은 그가 떠난 뒤에야 여유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재율 투자진흥과장은 "경기도 유럽첨단기업유치단의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의 일정은 3박7일간의 악몽이었다"며 "다음부터는 안 따라가겠다는 직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4일은 비행기에서 잤고,'카트리나'의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시의 피해교민을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를 다섯번 갈아타기도 했다고 한다.
11일 오전 6시쯤 인천공항에 들어온 손 지사는 당일 오전 10시에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세계평화대축전의 폐막행사에 참석한 뒤 밤 10시까지 일정을 소화했다. / 황방열 기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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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한나라당 '보수' 표방하면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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