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 석유확보 전쟁중

[데일리차이나] 해외 유전개발권 놓고 각국과 좌충우돌

등록 2005.09.25 13:35수정 2005.09.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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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석유는 '자원'이 아니라 '무기'라고 한다. 급성장을 거듭하며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은 지금 필사의 석유자원 확보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우선 미국과의 한판 승부에서는 비록 승리하진 못했지만 막강한 중국의 힘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지난 9월 초 미국 9위의 정유회사인 유노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합을 벌인 미국 쉐브론사 보다 무려 15억 달러나 더 지불하며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미국 의회와 정부의 '경제 안보 수호'논리로 그 뜻을 이루진 못했지만 막강한 중국의 자금력과 석유확보를 위한 중국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과 러시아 송유관 설치 노선을 놓고는 일본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불과 4km 떨어진 곳에 채굴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중국은 군함을 출동시켜 일본의 탐사활동을 방해하는 등 댜오위다오(釣魚島)문제와 연계하여 한 치의 양보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일 양국의 영토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는 이 지역의 중심에도 유전과 천연가스 확보문제가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국은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중국석유화공(SINOPEC),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등 막강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국영기업체들을 총동원하여 해외석유회사의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로 인도와 벌이는 해외 유전 쟁탈전에서 중국은 연승을 달리고 있다. 2005년 9월 21일 중국석유화공(SINOPEC)이 25억 달러(약 2조7000억 원)에 카자흐스탄의 캐나다 석유회사 패트로카자흐스탄을 인수하는 등 에콰도르, 수단, 인도네시아에서도 연거푸 경쟁국인 인도를 제치고 유전 개발 사업권을 따냈다. 물론 기존 시가보다 20%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중국의 출혈도 만만치 않았다.

중국 베이징의 한 주유소.
중국 베이징의 한 주유소.김대오
그러나 현재 배럴당 59.08달러(9월 1일 현재, 두바이산)인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정부는 무엇보다 석유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정책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의 석유 매장량은 1750억 톤, 천연가스는 171억 입방미터로 석유는 40년, 천연가스는 60년분에 불과하다. 중국이 2005년 상반기 9.5%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동안 원유수입량은 10% 증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중국의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이 2004년 7월 현재 미국의 2007만1천 배럴에 이어 598만2천 배럴이었지만 올해 690만 배럴, 2010년 760만 배럴, 2015년 920만 배럴, 2020년 1100만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은 2030년에 중국의 석유소비량이 거의 미국과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최근 열린 <중국국가에너지전략 발전회의>에서 중국화학집단 총지질사인 청싱치우(曾興球)교수는 작년 중국이 해외 유전개발 투자는 67억 달러로 전 세계의 0.5%에 불과하며 해외 채굴 원유도 1700만 톤뿐인 반면 해외 수입원유는 총 1.2억 톤에 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44개의 해외 유전기지를 확보하고 있는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은 2020년까지 해외 유전확보를 위해 180억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블랙홀'중국의 석유확보 전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말이다. "역사는 잉크 대신 석유로 쓰여진다"고 한다. 21세기 새로운 세계역사를 써내려 가려는 중국의 석유확보 전쟁은 미국의 이라크전쟁 만큼이나 절박한 현실로 다가와 있다.

덧붙이는 글 | [데일리차이나]는 그날 그날의 중국 근현대 소사(小史)를 전하며 중국 역사 속의 오늘의 의미를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국정넷포터에도 함께 실립니다.

덧붙이는 글 [데일리차이나]는 그날 그날의 중국 근현대 소사(小史)를 전하며 중국 역사 속의 오늘의 의미를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국정넷포터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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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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