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에 젖은 산수유 꽃이기원
사람으로 따진다면 구박받고 손가락질 받기 딱 알맞은 모습입니다. 남들보다 먼저 두각을 나타내서 잔뜩 기대만 부풀게 하다가 조금씩 뒤떨어져 맥 빠지게 하더니, 종국에는 시답지 않은 결과만 가져온 꼴입니다.
꽃 빨리 핀다고 열매가 빨리 익기를 바라는 건 인간의 조급한 마음일 뿐입니다. 꽃 먼저 피웠다고 열매가 먼저 익어야할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하고 빨리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때가 되어 피어나고 때가 되어 익어가는 게 자연의 순리입니다.
문득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먼저라는 주술에 얽매어 살고 있는 거 같습니다. 남들보다 먼저 해야 안심이 되는 삶을 사는 이들이 많습니다.
때로는 작고 앙증맞게 익어가는 산수유 열매에 눈길도 주어보고 작고 힘은 없지만 질기게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살가운 눈길을 주어보는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힘만 믿고 막말로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들을 보면 더욱 그런 마음이 듭니다.
덧붙이는 글 | 제 홈페이지 http://www.giweon.com 에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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