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한 달만에 치른 고 김동윤 열사 전국노동자장 장례식

유가족 및 노동자 2000여명 참가, 신선대 부두 앞 울음바다

등록 2005.10.11 09:04수정 2005.10.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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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0일 유류보조금 압류 등 화물노동자에 대한 고유가 정책에 항의하며 분신한 고 김동윤 열사의 장례가, 한 달만인 10일 '화물노동자 생존권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분신항거한 김동윤 열사 전국노동자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장례는 빈소가 마련되었던 부산의료원에서 오전 7시 발인제와 영결식을 열고 고인이 분신했던 장소인 부산 신선대 컨테이너 부두 앞에서 노제를 치르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오후 2시경이 넘어서야 양산의 솥발산 공원묘지에 안장되었다.

유족들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 등 각계각층의 장례위원들을 포함한 약 2000여명의 화물노동자 동료들이 모여 고인이 가는 길을 추모했다. 아래는 유가족들이 직접 쓴 편지 내용 중 일부.

"새까맣게 타들어가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이렇게 사랑했던 가족을 두고 떠날 만큼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나요? 03년 파업 당시 당신의 친구가 되어주지 못했는데 이제서야 당신의 뜻을 알 것 같아요.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르칠께요. 무엇이 옳고 무엇이 세상을 움직이는지. 여보 우리를 잊지 말아요. 내가 흰머리가 늘더라고 잊지 말고 비록 땅에는 묻히지만 우리의 사랑은 변치않음을 잊지말아요.. 꼭 다시 만나요.."

고인의 부인인 이신애씨는 김동윤 열사에게 생전에 하지 못했던 말들을 낭독하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큰딸인 보경양도 "매일 아침 이것이 꿈이길 바란다"며 "아빠가 저를 꼭 안아주던 그날을 잊을 수 없다"고 흐느꼈다.

유가족들의 슬픈편지는 한 달만에 장례를 치르게 된 동료들의 마음을 뒤흔들며 지난 시청 앞처럼 열사가 몸을 불살랐던 신선대 부두 앞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양산의 솥발산 장지로 떠나면서도 슬퍼하는 화물연대 동료들은 "열사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며 막아나서기도 했다. 고인이 가던 마지막 길, 그 현장을 사진으로 담아봤다.

a 고인이 분신했던 신선대부두앞에서 전국노동자장을 치르고 있다.

고인이 분신했던 신선대부두앞에서 전국노동자장을 치르고 있다. ⓒ 김보성


a 이날 장례식과 노제에는 약 2천여명의 노동자와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날 장례식과 노제에는 약 2천여명의 노동자와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여했다. ⓒ 김보성


a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며 눈을 질끈 감고 있는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며 눈을 질끈 감고 있는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 ⓒ 김보성


a 전국의 화물연대 조합원 동료들도 이날은 일을 멈추고 장례에 참여했다.

전국의 화물연대 조합원 동료들도 이날은 일을 멈추고 장례에 참여했다. ⓒ 김보성


a 노제 내내 울음을 그치지 않았던 아니 그칠 수 없었던 유가족들..

노제 내내 울음을 그치지 않았던 아니 그칠 수 없었던 유가족들.. ⓒ 김보성


a 유가족 편지글을 흐느끼며 읽고 있는 고인의 부인 이신애씨.

유가족 편지글을 흐느끼며 읽고 있는 고인의 부인 이신애씨. ⓒ 김보성


a 끝내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끝내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 김보성


a 유가족들의 편지글 낭독을 들으며 오열하며 슬퍼하는 노동자들

유가족들의 편지글 낭독을 들으며 오열하며 슬퍼하는 노동자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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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유가족도 울고..

유가족도 울고.. ⓒ 김보성


a 추모가를 부르는 이도 울고... 그렇게 울음바다였던 김동윤 열사 노제

추모가를 부르는 이도 울고... 그렇게 울음바다였던 김동윤 열사 노제 ⓒ 김보성


a "우리 아들 살려내라"며 노제 내내 통곡을 하던 고인의 어머님

"우리 아들 살려내라"며 노제 내내 통곡을 하던 고인의 어머님 ⓒ 김보성


a "김동윤을 살려내라"며 신선대 부두에 붙어 있던 펼침막은 지금까지 신선대에 휘날리는 바람에도 끝내 자리를 지켰다.

"김동윤을 살려내라"며 신선대 부두에 붙어 있던 펼침막은 지금까지 신선대에 휘날리는 바람에도 끝내 자리를 지켰다. ⓒ 김보성


a "열사를 결코 보낼 수 없다"며 자리에 주저앉은 슬퍼하는 동료들.

"열사를 결코 보낼 수 없다"며 자리에 주저앉은 슬퍼하는 동료들. ⓒ 김보성


a 그들은 유가족들의 호소가 있고 나서야 끝내 자리를 뜰 수 있었다.

그들은 유가족들의 호소가 있고 나서야 끝내 자리를 뜰 수 있었다. ⓒ 김보성


a 고인이 가는 마지막 길. 노제가 끝나자 신선대 부두에서 광안대교 앞까지 약 2km정도의 거리를 행진했다.

고인이 가는 마지막 길. 노제가 끝나자 신선대 부두에서 광안대교 앞까지 약 2km정도의 거리를 행진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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