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강재섭 원내대표의 제안, 반갑다"

야당 국회연설에 이례적 의견 제시..."정책에 대한 의견 주고받는 새로운 시도"

등록 2005.10.14 17:50수정 2005.10.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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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자료사진)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자료사진)오마이뉴스 권우성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연설에서 '국가미래전략청 설치'를 제안한 데 대해 청와대는 "반가운 제안"이라며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14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논의를 위해) 제가 먼저 연락해서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실장은 "대부분 국가미래전략은 위원회나 협의체 기구에서 맡고 있다"며 "조직구성도 법적 기구인 청으로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현재와 같은 국정과제위원회를 통해 국가미래전략에 관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김 실장은 강 원내대표의 국회연설 중 ▲참여정부의 경제 파탄 ▲공공기금 손실 ▲큰 정부-작은 시장 지향 ▲국가부채 ▲감세 등에 대한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김 실장은 "지표와 관계없이 양극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최근 발표된 국가경쟁력 지수나 종합주가지수, 신용불량자 현황 등을 고려할 때 파탄이라고 얘기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너무 부정적 측면만 강조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실장은 "국가부채가 300조원을 돌파할 거라고 주장해 마치 참여정부가 국가를 빚더미에 앉혔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며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적자금 투입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실장은 "강 원내대표는 서민을 위한 감세라고 하는데 한나라당의 감세정책을 분석한 결과 서민과 관련 감세는 일부분이고 큰 기업과 관련된 감세 부분이 크다"고 반박했다.


김 실장은 "감세하자고 하면서 재정지출이 수반되는 기초연금제나 공공주택 공급 확대, 서민 생활비 지원 등을 내놓은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며 "그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지 같이 얘기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청와대가 야당 원내대표의 국회연설에 대해 조목조목 의견을 제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정책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정책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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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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