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석 한나라당 의원이 천정배 법무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최재천·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도 이 예를 들면서 한나라당에 대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천 장관은 특히 "초선이었던 1996년 국정감사 때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있고 법안발의도 했다"며 "또 2001년에 참여연대 입법청원을 소개한 적이 있다, 입장이 달라졌다는 지적은 인정한다"면서도 "2003년에 국감 때 당시 법무장관에게 SK사건에 대해 서면지휘하라고 한 적이 있다, 그동안 검찰도 환골탈태했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 같은 반박에 대해 주호영 의원은 "궁색하다, 양두구육(羊頭狗肉, 선전은 그럴 듯 하지만 실내용은 그렇지 못하다)이다, 검찰을 협박하고 있다"며 "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에 천 장관은 다시 "감사하다"며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검찰논리에 분노했던 것과 인권을 지켜야 한다는 제 생각에는 일관성 있다"고 받아쳤다.
한나라당은 장윤석·김재경·주호영 의원만 회의에 참석해 법사위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비해 질의할 의원수 자체가 부족했다. 열린우리당은 법사위 소속이 아닌 이미경·임종인 의원도 회의를 지켜봤다.
김재경 한나라당 의원이 "체제를 부정하는, 목소리 높이는 소수의 인권은 중요하고 전국민의 인권은 중요하지 않냐"고 묻자, 천 장관은 "그런 인식으로 검사했다면 법질서에 대한 인식과 한참 거리가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이 사건의 정확한 실체에 대한 사실을 수집하면 오해가 나오게 될 것 같아 일부러 정확한 실체적 진실에 대해 수집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 등 여권인사들이 계속 이에 대해 얘기했고, 장관이 이런 정치권의 의사를 전달한 통로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장관이 잘못했다는 여론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천 장관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천 장관은 "법치주의에 따라 모든 국민이 인권을 존중받기를 바란다"며 "형사소송법에 구속과 불구속 원칙이 나와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한 것 뿐"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많은 국민이 걱정하는 것도 아는데, 여론도 압력의 하나"라며 "국민의 뜻에 따라 구속하라고 형사소송법을 바꿔달라, 그러면 그렇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천 장관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96년 국감 때 속기록을 읽거나 의원들의 질문을 제지하면서 '답변하게 해달라'고 발언하는 등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연희 위원장이 "명석한 장관답게 흥분하지 말고차분하게 해달라"고 제지했고, 김재경 의원은 "장관 인격이 그런지 몰랐다"며 "평소답지 않다"고 평하기도 했다.
주호영 의원은, 천 장관이 역사에 남는 장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 발언을 빗대 "형사소송법 교과서에 사상최초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장관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역사에 남을 것은 분명하다, 축하한다"며 "명예롭게 남을지 그렇지 않을지는 세월이 지나면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들은 장관이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신경을 써주는 거라고 생각할 것인데, 코드 안 맞는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생각해줄지 의문이다, 지켜보겠다"고 조소했다.
주호영 "명예가 될지 아닐지 모르나, 역사에 남게 된 것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