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주
이처럼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관계 덕분에 매 공연마다 극단 측은 '절대 촌수를 따지지 말라'는 주문을 잊지 않는데, 이런 애교있는 당부 또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데 한 몫을 한다.
이 마당극이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이다.
전민규 대표는 "우리가 아는 고전 속의 흥부가 박 속에서 금은보화를 얻었다면, 이 마당극은 남북을 가르고 동서를 가르고 있는 '분단의 박'을 타면 '통일과 화합'이라는 이 시대의 진정한 금은보화를 얻는다는 내용을 현 시대의 감각에 맞게 풍자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큰들문화센터가 단일 작품으로 100회 이상 초청공연을 달성한 것은 <흥부네 박터졌네>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4년 마당극 <신토비리>는 제작 5년만에 100회 공연을 기록했고, 이 작품은 현재 140회나 무대에 올려졌다. <신토비리>는 무너져가는 농촌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마당극으로, 1999년 10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1년만에 전국 50회 이상 공연 기록을 세웠고, 현재까지 큰들의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확실히 굳히고 있다.
큰들은 그동안 환경을 소재로 한 마당극 <강강수울래>와 <바람개비>, 농민문제를 다룬 <밥상을 엎어라>, 남녀양성평등을 다룬 <여자, 죽자, 살자>, 노동문제를 다룬 <동물의 왕국> 등 다양한 작품들을 생산해 냈다.
큰들은 올해 문화관광부가 복권기금을 받아 시행한 '2005 생활친화적 문화공간' 11개 단체에 선정되기도 했다. 큰들은 <흥부네 박터졌네> 100회 공연 돌파 기념으로 오는 11월 소외된 어르신들을 찾아가 무료 공연을 펼치기로 계획을 하고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