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을 맞아? 봄에 피는 '철쭉꽃'이...

봄의 전령인가, 지구의 종말을 알리는 전조인가?

등록 2005.10.25 16:49수정 2005.10.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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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훈

지난 10월초 가을의 문턱에서 제주시 오라동 정실마을 주변 도로변에 심어진 왕벚나무에서 봄에 피는 벚꽃이 만발, "이런 정신나간 벚꽃이 있나"며 지역언론의 포토뉴스 코너를 장식한 바 있다. 또 다시 봄에만 피는 철쭉꽃이 오름 정상에 피어 지구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교란 현상이 제주지역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일요일(23일) 오후 오랜만에 남제주군 가시리에 있는 '따라비오름'을 찾았다.

따라비오름은 주변의 억새군과 어우러진 풍경이 가을 오름탐방의 백미로 소문난 곳이다. 언제 보아도 부드러운 능선과 3개의 분화구가 아름다운 오름이다. 오름 초입에서부터 갯쑥부쟁이가 반갑게 인사한다.


가장 경사가 높은 남동쪽 사면을 치고 올라가 정상부분에서 가뿐 호흡을 쉬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분홍색 꽃잎이 눈에 들어온다.

"이게 뭐지, 철쭉 같은데… 설마." 분명 '산철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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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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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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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훈


철쭉은 제주지역의 봄을 알리는 전령으로, 제주지역의 대표적인 봄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꽃이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지는 '늦가을'의 시기인 '상강(霜降)'절기에 피다니 말이 되는가?

해마다 반복되는 뉴스가 되었듯, 올 가을에도 계절을 잃은 개나리 벚꽃 등이 꽃망울을 터뜨렸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 남부를 계속 강타하고 있는 허리케인의 위력과, 또한 지난여름 제주해안을 뒤덮었던 '해파리 습격사건'을 보면서 지구온난화 문제가 이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일반시민들도 인식하고 있다.

가을 오름에 꽃망울을 터뜨린 산철쭉의 화사한 자태가 반가우면서도, 오히려 이 꽃이 봄의 전령이 아니라 지구의 종말을 알리는 경고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내내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덧붙이는 글 | 이지훈님은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입니다.
이 글은 제주지역의 인터넷신문 '제주의소리(jejusori.net)'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지훈님은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입니다.
이 글은 제주지역의 인터넷신문 '제주의소리(jejusori.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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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부탄과 코스타리카를 다녀 온 후 행복(국민총행복)과 행복한 나라 공부에 푹 빠져 살고 있는 행복연구가. 현재 사)국민총행복전환포럼 부설 국민총행복정책연구소장(전 상임이사)을 맡고 있으며, 서울시 시민행복위원회 공동위원장,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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