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교정은 가을로 가득차 있었습니다.김형태
“너, 1학기 수시 떨어지고, 2학기 수시도 실패했다고, 이제는 자신감까지 잃어버린 셈이냐?”
“선생님, 저는 제가 호랑이나 사자쯤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고양이도 못 되더라고요.”
공부가 무엇이길래. 입시가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젊은 녀석을 절망의 수렁으로 내몰았을까요?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젖 먹던 힘까지 보태자!”늘 하던 소리를 하기도 멋쩍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젊은 녀석이 포기가 뭐냐? 포기라는 단어가 그렇게 쉽게 나와.”
위로하기 위해 불러내놓고 마음과 달리 영준이를 책망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아닌데, 무언가 위로를 해주어야 하는데,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데, 딱히 묘안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