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로 술렁이는 대구 교단

전교조 대구지부 경북지부 교육청 앞서 천막농성 돌입

등록 2005.11.09 10:57수정 2005.11.09 12:02
0
원고료로 응원
a 전교조대구지부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으로 맞서고 있다.

전교조대구지부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으로 맞서고 있다. ⓒ 김용한

교육인적자원부(부총리 김진표)의 교원평가 전국 48개교 시범실시 발표가 이어진 직후 교단에서는 한국교총, 전교조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전교조 본부 차원에서의 연가투쟁 찬반투표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지난 7일 대구경북지역에서도 교육부의 일방적인 교원평가 수용을 거부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해 교육부와 교원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8일 전교조 대구지부(지부장 박신호), 경북지부(지부장 이상훈)도 철야 천막농성으로 맞서고 있어 교육부와 교사 간의 대립양상이 날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전교조 "교원평가는 이중삼중의 올무"

a 교원평가를 막아내자는 현수막으로 항의표시를 하고 있다.

교원평가를 막아내자는 현수막으로 항의표시를 하고 있다. ⓒ 김용한

전교조 대구지부는 초ㆍ중ㆍ고등학교 지회장을 중심으로 교육청 앞에서 연일 집회, 천막농성 등으로 교육부에 대한 항의 표시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고에 재직중인 장아무개 교사는 "교육부가 교원단체와 합의되지 않은 교원평가를 강행하는 것은 결국 교원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치닫는 수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교육의 질적인 향상이 단지 경제적 논리에 의한 교원평가 하나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다는 이아무개 교사도 "현재 교원에 대한 근무평가가 현존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거나 대체하기보다는 도리어 이중적인 평가 시행으로 교단에 대한 불신만 가중시켜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의 문제를 교사에게 떠넘기고, 교육을 마치 경제, 수월성의 논리로 풀려고 하거나 바라보는 잘못된 교육부의 시각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교원평가에 대해 전교조 경북지부 황대철 정책실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근평제도로 교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인데, 이중삼중(부적격교원대책, 교원평가)으로 올무를 씌우는 것은 학교 교육의 잘못, 공교육의 문제를 교사의 문제로 전가시키려는 속셈에 불과하다"며 교원평가에 대해 난색을 표명했다.

참교육학부모회 "학생, 학부모 참여하는 교원평가는 당연"


a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는 경북지부(좌)와 대구지부 참여 교사들.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는 경북지부(좌)와 대구지부 참여 교사들. ⓒ 김용한

반면, 참교육학부모회 대구지부 관계자는 "학생, 학부모가 교육 수요자이면서도 제대로 된 통로가 없었던 상황에서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원평가는 당연한 것 아니냐"며 교육평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교육부가 수차례 학부모들의 교원평가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교사단체와 합의되지 않으면 강행하지 않겠다고 공헌하며 합의한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지적했다.

참교육학부모회대구지부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교사들이 연가투쟁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교육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하면서 "교원단체가 교원평가를 저지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 즉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육부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보도를 통해 "교원평가를 통한 교원 전문성 신장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도록 하기 위하여 교원평가 시범운영과 더불어 교원 연수 및 교과연구회의 활성화, 교수·학습방법 개선 지원 등을 병행 시범운영하는 '학교교육력 제고 시범사업'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도 "교원평가에 대한 더 이상의 논쟁을 접고 교원평가의 성공적 정착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여 학교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정부와 교직단체, 학부모단체가 함께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a 참교육학부모회는 학생, 학부모의 참여가 있는 교사평가를 반기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학생, 학부모의 참여가 있는 교사평가를 반기고 있다. ⓒ 김용한

하지만 현장의 일부 교사들은 "신자유주의 논리와 경제성 논리로 교육을 판단하고 저울질한다면 교육황폐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농성 현장을 지키던 황아무개 교사는 "우리가 수년간 교단비리, 촌지, 공교육부실화를 지적했을 때는 교육청, 교육부도 수수방관만 하더니 이제와서 교원평가 한다고 하는 것을 보니 우습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의 전국 48개교 교원평가 전격실시 발표로 지역에서도 교육청별 시범학교 선정, 교원평가를 둘러싼 크고 작은 잡음들이 지속적으로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오는 10일까지 펼쳐질 조합원 찬반투표(연가투쟁), 11일까지의 시도교육청별 1인시위, 대국민선전전 및 투쟁수위 강화, 12일 연가투쟁, 한국교총의 여의도 집회(12일)가 예고되고 있어 교원평가를 둘러싼 교육부와 교원단체 간의 불편한 심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곳의 권력이며 주인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탐욕스러운 기업이 만든 비극... 괴물을 낳은 엄마 탐욕스러운 기업이 만든 비극... 괴물을 낳은 엄마
  5. 5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