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시설 예정지에서 청동기시대 유물 다량 출토

서산시 해지면 국방연구소 예정부지, 군 계획대로 개발 움직임에 향토사학계 반발

등록 2005.11.14 17:07수정 2005.11.1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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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시대 중기 주거지인 타원형 토광
청동기시대 중기 주거지인 타원형 토광안서순
국방부가 시행하는 군사시설 예정지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신석기시대 주거 유구 등 생활유적이 출토되었으나 유적지를 보존치 않고 시설공사를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지역 향토사학자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4일 국방과학연구소와 충남역사연구원에 따르면 충남 서산시 해미면 기지리 국방연구소 건설사업 예정부지에서 신석기 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생활유적 100여기와 백제시대 분묘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이 발굴 확인되었다.


이 지역은 국방과학연구소의 의뢰로 공주대학교 박물관에서 2003년 11월부터 건설예정부지 12만8700㎡(5만7000여평)에 대해 지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지역에서 유적 존재 가능성이 추정됐다.

이로 인해 지난 7월부터 이달 중순께까지 유적매장 가능성이 높은 2만5493㎡(7700평)에 발굴조사를 실시, 신석기시대 주거지 2기, 청동기시대 주거지 41기와 수혈유구(수혈유구)20기 등이 발굴되었다. 수혈유구에서는 무문토기조각과 흑색마연토지 조각, 석재, 석검과 양인석부, 발형토기 등이 출토되었다.

발굴을 맡은 충남역사연구원 관계자도 "지금까지 서산지역 신석기시대 문화상은 발굴조사의 미비로 구체적 특징일 알 수 없었는데 이번 발굴 조사로 청동기시대 전기부터 중기까지 문화 흐름 등을 알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문화재 당국은 이러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군이 계획한 대로 개발을 허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서산문화원과 향토사학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4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이훈 문화재연구부장은 "서산지역의 청동기시대 흐름을 알 수 있는 유물의 역사적 가치는 있지만 유적발굴이 된다고 해서 모두 사적지로 지정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 지역은 안보와 직결되는 군 시설인 만큼 개발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영하 향토사 연구회장은 "아무리 군시설이라 하더라도 역사적 가치를 무시하는 개발을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지역의 역사유적을 훼손하는 행위를 그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상찬 서산문화원장도 "아직 발굴조사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고 국방부 등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 없으나 만약 어떤 대책없이 이번에 발굴된 유적지에 시설공사를 할 경우 그대로 두고 볼 문제는 아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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