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 대사관 "광주시장 과잉검색 사과"

"외국 지도자들도 이런 불편 겪고 있다"... 박 시장 "재발방지 약속해야"

등록 2005.11.15 08:45수정 2005.11.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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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주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에 대한 미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과잉 보안검색에 대해 주한 미 대사관 측이 14일 공식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박광태 시장을 단장으로 한 18명의 '광주시 미주 투자유치단'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새벽 6시 40분부터 오전 8시5분까지 1인당 1시간여 동안 보안검색을 받았다. 특히 박 시장은 박 시장은 지갑, 서류가방에 담긴 공문서까지 일일이 점검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당시 박 시장은 "미국 측의 사과와 함께 향후 차별대우 철폐를 약속하지 않을 경우 지난해 광주공항 인근에 배치된 패트리어트 미사일 철수를 미국 측에 강력하게 요구하겠다"면서 "지난 2003년 광주 무등도서관에 개설한 '아메리칸 코너'의 폐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격분했다.

이와 관련 광주광역시는 14일 오후 "미국 정부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과잉 보안검색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고 밝혔다.

광주시에 따르면, 로버트 오그번 주한 미 대사관 대변인은 E-메일을 통해 "시장님께서 최근 미국 입국시 샌프란시스코 공항 보안 검색 절차로 인해 겪으신 불편에 대해 미국 정부를 대표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검색 절차가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미국 국제무역센터와 국방부 건물에 대한 테러 공격이 있은 뒤 많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미국 및 외국 지도자들도 이러한 불편을 겪고있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하며 넓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광주시는 "주한 미 대사관 측은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인 에이펙 정상회의가 끝난 후 알렌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직접 박 시장을 찾아 사과할 계획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광태 광주시장은 "주한 미 대사관 대변인이 공식 사과를 해왔기 때문에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주한 미국 대사가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한다면 광주공항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반대와 아메리칸 코너 철거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한 미 대사관이 '이례적'으로 박 시장에게 사과문을 보낸 것은 광주공항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주한미군 철수 문제 등이 지역사회의 이슈로 부각될 것을 염려한 조치로 보여진다.


지난해 11월 광주공항 인근 공군부대 내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배치되자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광주공항 패트리어트 미사일 기지폐쇄 및 주한미군 철수 광주전남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 매주 금요일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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