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돈고개 길입니다. 오른쪽으로 음식점이 있는데, 이 곳 주인장에게 물어 봤지요. 그랬더니 참 친절하게 닷돈재에 얽힌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이 고개 길을 넘어가려면 돈 닷 냥을 냈다고 하네요.권성권
월악루에 이어 닷돈재를 향해 올라갔다. 그 닷돈재 오름길에서 맛깔스런 음식점을 하고 있는 주인장을 만날 수 있었다. 늙은 할아버지는 아니었지만 많은 세월 동안 이 곳에서 함께 한 듯 싶은 아저씨였다. 도무지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한 성미라 나는 무턱대고 주인어른에게 물어 봤다.
"아저씨. 왜 이곳을 닷돈재라 부르나요?"
"그거요. 이 길을 넘을 때 닷돈을 받았다고 해서요."
"아, 그래요. 이제야 궁금증이 풀렸네요. 고맙습니다."
"그럼 좋은 여행길 되세요."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다. 그러니까 옛날 이 길을 넘어가려면 사람들이 닷돈을 냈던 것뿐이다. 그럼 누가 그 닷 냥을 챙겼을까? 산적이나 도적 떼였을까? 아니면 관가에서 나온 포졸들이었을까? 산적이든지 관가 사람이든지, 그 닷돈은 그 당시 통행세였을 것이다.
왜 그들은 통행세를 걷었을까? 그건 다른 데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이 고개 길을 넘어가야 '미륵리사지'로 갈 수 있고, 또 '하늘재'로도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그 두 곳은 닷 냥을 받아내기에는 결코 부족하지 않는 곳이란 뜻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