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의 시장규모와 전망STEPI
지난 8월 19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황우석 연구성과의 경제적 가치 및 시사점'이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내놓는다. 이 보고서는 내부간행물인 <혁신정책 브리프>에 실렸다.
전체 27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성과의 의미, 향후 파급효과와 전망, 그리고 시사점 및 향후 과제 등을 담고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보고서는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후 3개월이 지난 11월 29일 <연합뉴스>는 "황우석 줄기세포 경제효과 33조원"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놓는다. 줄기세포 연구가치가 오는 2015년에 최대 3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기사였다. 이후 거의 모든 언론에서 '황우석 경제가치', '황우석 가치', '황우석 효과' 등으로 재포장되면서 '33조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보도는 그대로 MBC < PD수첩 > 때리기로 이어진다. 당시 < PD수첩 >은 황 교수팀 연구에서 난자제공에 문제가 있다며 윤리문제를 보도한 이후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 PD수첩 > 시청자 게시판에 'MBC가 33조원의 가치를 망쳐버렸다'는 비판글을 올렸고, 한 중앙일간지는 사설을 통해 MBC를 나무라기도 했다.
하태정 박사 "줄기세포의 무분별한 환상과 기대감을 버리는 것이 연구 목적"
하지만 이 보고서를 직접 작성한 하태정 박사는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언론에서 마치 '황우석 박사 개인의 경제적 가치가 33조'라는 식으로 다루고 여론이 잘못 형성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며 "언론보도 이후 연구원쪽에서도 보고서를 더이상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며 인터뷰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언급 자체를 꺼렸다.
기자가 보고서 작성 배경 등에 대해 짤막한 답변을 재차 요구하자 그는 "지난 8월 관련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줄기세포 연구가 어느 정도의 경제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 시나리오에 따라 분석해본 것"이라며 "말 그대로 경제적 가치를 다룬 것이지, 경제적 가치를 실현해 돈을 버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하 박사는 이어 "오히려 이번 보고서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적 가치가 아니라, 줄기세포 연구의 무분별한 환상과 기대감보다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기초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보고서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성과를 다루면서도 국내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한 생명과학에 대한 제도와 인프라 구축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또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를 계기로 향후 줄기세포 의료산업 시장규모가 2015년에 6.6조~33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