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장관, 강금실 장관보다 인기 없다?"

[이모저모] 천 장관 표정을 바꾼 네티즌의 말들

등록 2005.12.22 21:56수정 2005.12.22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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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22일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네티즌과의 대화'에 참석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22일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네티즌과의 대화'에 참석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목포에서 가장 인정받는 3대 천재 중 한 사람이었다면서요?"
"강금실 장관보다 인기가 없다던데?"


22일 <오마이뉴스>에서 진행된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천 장관의 표정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네티즌들은 미리 준비된 영상 질문을 통해 천 장관에게 궁금한 갖가지 질문을 쏟아냈다. 천 장관이 답하기 무난한 질문도 있었지만, 난처하게 만든 질문도 적지 않았다. 패널로 참가한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과 송호창 변호사의 무거운 질문은 차라리 나은 편이었다.

법대에 다니는 한 남학생은 "천정배 장관 하면 떠오르는게 뭐냐"는 질문에 "강금실 장관보도 인기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다른 남학생은 "목포에서 가장 인정받는 3대 천재 중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 "따님이 사시에 합격한 것"이라든가 "외유내강", "개혁파 정치인" 등 나름대로의 칭찬도 나왔다.

천 장관에게 묻고 싶은 질문도 다양하게 나왔다. 한 대학생은 "로스쿨 문제로 고민"이라며 "사법고시 인원이 줄어들고 어느 학교가 (로스쿨로 지정) 되는지 분명하지 않아서 걱정"이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다른 학생은 "법무부에 들어가서 어떤 어려움이 있느냐"고 물었다. 또 다른 법대생은 "김근태, 정동영 장관은 당으로 복귀한다고 하는데 천 장관은 다시 돌아갈 것이냐"고 물었다.

"군사정권에서 검사, 무슨 의미 있나 싶어 변호사됐다"

사적인 궁금증을 풀어놓는 네티즌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주말에는 가족들이랑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고 물었고 다른 네티즌은 "자격증이 많다고 들었는데 왜 그렇게 많이 땄느냐"고 궁금함을 나타냈다.

천 장관의 후배격인 사법연수생들도 영상을 통해 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사법연수원생 윤성열(35기)씨는 "천 장관은 사법연수원 시절 뛰어난 성적이었는데도 처음부터 변호사를 택했는데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안재천(35기)씨는 "지금 사법연수생 숫자가 적절하다고 보느냐"고 물었고, 송미경(35기)씨는 "법조인이 정치인이 되면 어떤 장점이 있느냐"는 질문을 내놨다.


이처럼 쏟아지는 질문에 대해 천 장관은 시간에 쫓겨 일일이 답변하지는 못했다. 다만 변호사의 길을 택한 이유를 '시대와의 불화'로 꼽았다. 천 장관은 "원래 검사를 하려고 했지만 내가 군복무를 마치고 난 1981년은 우리 사회가 가장 공포분위기에 휩싸였던 시대"였다며 "과연 내가 군사정권에서 검사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생각해 변호사가 됐다"고 밝혔다.

천 장관은 또 사법연수생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지금까지 일반 국민들이 바라는 변호서비스를 못 누렸다"며 "지금도 결코 많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오마이뉴스> 실시간 생방송에 댓글을 통해 참여한 네티즌들은 "국가보안법 철폐에 대해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느냐"고 공격하거나 "삼성 떡찰(떡값+검찰) 개혁 좀 해 달라"고 주문해 천 장관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삼성장학생 없다고 보나?"-"그런 말을 법무부장관으로서…."

a 22일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네티즌과의 대화'에 사회를 맡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천정배 법무부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2일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네티즌과의 대화'에 사회를 맡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천정배 법무부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패널과 사회자의 질문도 만만치 않았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X파일 수사'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송호창 변호사는 검찰 개혁과 피의자 인권보호, 과거사 청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에 대해 천 장관은 비교적 성실하게 답했다. 하지만 X파일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법무부장관으로서 개인적인 의견을 내놓지 못하는 처지를 고려해 달라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 '네티즌과의 대화' 사회자로 나선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천 장관 개인적으로도 (검찰 내부에) 삼성장학생이 없다고 보느냐"고 따지자 천 장관은 "그런 말을 법무부장관으로서 어떻게 하느냐"고 피해갔다.

약 1시간 40여분 동안 진행된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그나마 천 장관을 웃게 만든 것은 딸 지성(28·사시 45회)씨의 깜짝 동영상 출연이었다. 지성씨는 이날 3분 50초간 준비된 영상을 통해 '아버지' 천정배 장관에게 바라는 점과 궁금한 점을 털어놨다.

지성씨는 "사법시험을 준비하기로 했을 때 모르는 것은 가르쳐주고 끊임없이 지원해준다더니 나중에는 모르는 것을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해줬다"며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함께 드라마를 보던 중 '사윗감'에 대해 나눈 대화도 전했다.

지성씨의 영상을 보던 천 장관의 얼굴에는 끝까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질문이 담긴 지성씨의 영상이 끝나자 천 장관은 "그 때 사위삼고 싶었던 사람이 누구였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며 웃어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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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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