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자축하는 KBS 예능프로그램의 '축제 한마당'

[포커스] '연예대상'을 통해 돌아본 KBS 예능프로그램의 한 해

등록 2005.12.25 12:06수정 2005.12.2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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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연말 지상파 방송사 시상식의 첫 문을 연 2005 KBS 연예대상에서 개그맨 유재석이 최고의 연예인 대상을 수상했다.

1991년 KBS 대학개그제무대로 연예계에 처음 데뷔한 유재석은, 같은 무대에서 10여 년만에 드디어 정상에 서게된 것에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유재석은 오랜 시간 함께해왔던 연예인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특히 "제가 개그맨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감으로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KBS 연예대상은 최근 KBS 예능 프로그램의 호황을 반영하듯, 시종일관 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해 동안 KBS 예능프로그램을 빛낸 주역들이 모두 함께한 시상식은 저마다 '한 재치'하는 출연자들의 넘치는 입담으로 그 어느 시상식보다 시끄러우면서도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2005 KBS 연예대상의 수상자들
2005 KBS 연예대상의 수상자들KBS
KBS 예능프로의 전례없는 호황

하반기 이후 시청률 독주현상을 보이고 있는 KBS의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바로 예능프로그램의 꾸준한 인기였다. 평일 심야시간대와 주말 프라임 시간대를 두루 장악하고 있는 KBS 예능프로그램들은, 특별히 경쟁 시간대의 다른 방송사에 비하여 시청률면에서 뒤지는 프로그램이 없을 정도로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이 자랑거리다.

올해 KBS 예능프로그램 최고의 히트상품이라 할 만한 <상상플러스>를 비롯하여 <개그콘서트> <해피투게더-프렌즈> <비타민> <스펀지> 등이 모두 15-20퍼센트 내외의 안정적인 시청률로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KBS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은, 최근 젊은 세대 취향에 치우쳐있는 기존 예능 프로와 달리, 비교적 다양한 세대가 부담 없이 볼 수 없는 보편적인 공감대의 코너들이 많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상상플러스>의 '세대공감- 올드앤뉴', <해피선데이>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 <해피투게더 프렌즈>의 '보고싶다 친구야'같은 코너들은, 오락적인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접근을 배제하고 '공익성' 혹은 '감동'의 추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은데 성공한 프로그램들.


종래 아침방송에나 어울릴 법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류의 정보 프로그램 포맷을, 오락적인 요소와 적절하게 조화시킨 <스펀지> <비타민>의 장기집권도 올해 KBS 예능프로의 빼놓을 수없는 성공작이었다.

스타 시스템의 바람직한 활용


KBS 예능프로그램의 또 다른 강점은 각각의 캐릭터를 분명하게 구축한 스타급 방송인들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를 제외하고, 올해 KBS 예능프로그램 코너들의 인기는 대부분 소수의 스타 MC들의 독특한 컨셉트에 의존한 바 컸다. 유재석, 김제동, 탁재훈, 이휘재, 이혁재 등이 현재 KBS 예능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는 스타급 MC들.

올해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은 현재 방송가를 대표하는 스타 MC로 꼽힌다. 방송3사를 누비며 4-5개의 굵직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면서도 그의 이미지가 식상하지 않는 것은, 바로 자신의 개인기를 섣불리 드러내기보다는, 프로그램과 조화를 맞춰 게스트를 돋보이게 하는 부드러운 조화에 있다.

이미 그룹 컨츄리 꼬꼬 시절부터 '개그맨보다 웃기는 가수'로 주목받았던 탁재훈은, 세대공감 올드앤뉴'를 통해 유재석이나 김제동과는 다른 '공격형 개그'의 진수를 선보인다. 이미 어록으로까지 불리는 탁재훈의 다양한 유행어들은 모두 상대 진행자와 주고받는 치열한 입담을 통해 완성된 작품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비교적 자사의 여성 아나운서를 예능 프로그램에 적극 투입하여 새로운 스타로 키워내고 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아나운서국의 근엄한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는 다른 방송국과 달리, 아나운서의 예능프로그램 활용에 거부감이 적은 KBS에는, 유독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스타급 아나운서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상상플러스> '세대공감 올드앤뉴'의 노현정과 <해피선데이> '여걸 식스'의 강수정, <스펀지>의 김경란이다.

특히 짓궂고 유머 넘치는 남자 진행자들과 같이 코너를 이끌면서도 잘 웃지 않아(지금은 아니지만) '얼음공주'라는 애칭을 얻은 노현정은, 톡톡 튀는 예능 프로그램의 분위기 속에서도 아나운서 특유의 단정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잃지 않는 독특한 진행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물론 무분별한 예능프로그램 투입으로, 아나운서와 연예인이 사실상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일부 안티 팬들의 거부감도 있다.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들이 연예인을 대신하여 프로그램을 치장하는 '꽃'의 이미지에 머무른다는 것은 분명 숙고할만한 문제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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