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날치기' 경남도의회, 이번엔 해외연수 '말썽'

교육사회위 도의원 7명 출국... 다른 상임위도 계획 짰다가 돌연 취소

등록 2006.01.03 14:24수정 2006.01.0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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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마당에 세운 버스 안에서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2~3인으로 분할하는 내용의 획정안을 날치기 처리했던 경남도의회가 이번에는 새해 벽두부터 단체 해외연수를 실시해 말썽을 빚고 있다.

경남도의회 교육사회위원회 소속 도의원 7명은 지난 2일 5박 6일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 해외 연수를 위해 출국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경남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9명의 위원 가운데 7명만 (연수를) 신청했다"면서 "개별 의원당 해외연수비용이 180만원씩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5~12일 사이 미얀마 등 동남아 일대, 농수산위원회는 7~14일 사이 중국 연수를 계획했다가 돌연 연기·취소했다. 이들 상임위원회의 경우 해외연수를 위해 여행사와 계약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언론사에서 이를 취재하자 돌연 계획을 바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남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기획행정위와 농수산위는 상임위 차원에서 연수를 검토한 것으로 안다"면서 "여행사와 계약은 상임위에서 하는데, 구체적으로 계약이 이루어졌는지는 사무처 차원에서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윤근 경남도의회 농수산위원장은 "해외연수를 하자는 얘기는 있었지만,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여행사와 계약도 이루어진 게 아니며, 논의 차원에서 그쳤다"고 말했다.

이외에 경남도의회 경제환경문화위와 건설소방위는 해외연수비용을 다른 용도로 쓰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새해 벽두부터 도의원들의 해외연수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창덕 경남민언련 대표는 "주요 안건을 버스 안에서 날치기 처리한 도의원들이 새해 벽두부터 혈세를 들여 해외여행을 간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해외여행을 계획하다가 취소한 상임위원회의 경우에는 취재에 들어가니까 중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강 대표는 "설사 중단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시점에서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입안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해외여행에 대한 명분이 있었다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가야하는 게 맞는데, 여론의 질타가 우려되기에 중단했다는 것 자체가 더 문제 아니냐"고 덧붙였다.


'4인 선거구 분할반대 경남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석영철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선거구 획정안을 날치기 처리해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도민들이 도의원들의 자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자숙하고 반성해야 할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새해 벽두부터 해외여행을 한다는 것은 후안무치하고 뻔뻔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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